[조현병과 현대의학②] “일반인보다 폭력적이란 건 편견일 뿐”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조현병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생물학적 소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되는 것이며,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어느 한 가지 원인이 아닌 여러 요인의 복합적 결과이다.

생물학적 원인에는 유전(遺傳), 뇌(腦)의 생화학적 이상, 뇌의 해부학적 이상 등이다. 조현병의 발병은 가족 혹은 혈연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일반인이 조현병에 걸릴 확률은 약 1% 정도이지만 환자의 직계가족인 경우에는 10% 정도가 된다.

조현병의 원인 물질이나 특징적 뇌 구조 변화를 찾아내려는 연구 결과, 뇌 속의 세포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도록 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불균형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조현병 환자의 두뇌는 건강한 정상인의 두뇌와 비교하여 경미한 차이가 있다. 조현병의 기본적인 발병원인이 생물학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출생 전후와 성장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요인들과 환경적 요인들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현병 증상은 양성 증상, 음성 증상, 인지 증상, 잔류 증상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양성증상(positive symptoms)은 겉으로 드러나는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증상으로 건강한 사람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정신병적인 증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에는 환정(幻聽)이나 환시(幻視) 같은 감각의 이상,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망상(妄想) 같은 생각의 이상, 생각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는 사고(思考)과정의 장애 등이다.

음성증상(negative symptoms)이란 정상적인 감정반응이나 행동이 감소하여 둔한 상태가 되며, 사고가 빈약해지고 의욕감퇴, 사회적 위축 등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의 환자들은 웃거나 울거나 화내거나 하는 감정표현이 점차 줄어들고, 병이 악화되면 무표정에 가깝게 변한다. 또한 환자들은 일상적인 생활, 적절한 옷차림, 수면관리, 식사예절, 위생관리 등이 어려워진다.

인지증상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에 사회적, 직업적 기능을 감퇴시며 환자들이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고 실직하여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잔류증상이란 조현병 환자들은 치료에 의해서든 자연적이든 심한 급성기(急性期)에서 벗어나게 되면 잔류기(殘留期)에 접어들게 된다. 이 기간은 음성증상과 인지 기능의 장애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진단은 정신과 전문의가 환자를 면담하고 가족으로부터 자세한 병력과 증상에 관한 정보를 청취한 후 환자의 정신상태를 검사하여 내린다. 첫 발병인 경우 다른 신체질환이나 뇌질환으로 인하여 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액검사, 뇌파검사, CT, MRI 등을 실시한다. 또 환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심리검사를 한다.

조현병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포함한 정신사회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적절한 약물을 6-8주 투여할 경우 급성기 증상의 상당 부분이 호전된다. 항정신병 약물은 1950년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조현병의 양성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들어서 비전형적 항정신병 약물이라고 불리는 신약들이 개발되었다.

조현병 환자들은 급성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자아실현의 욕구가 적어지거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다. 이런 환자에게 심리 사회적 치료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은 준다. 재활치료는 조현병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직업적 훈련을 시킨다. 재활 프로그램은 취업상담, 공공 근로 교육 및 상담, 직장에서 의사소통 기술 훈련 등 다양하다.

조현병 환자들과 가족들은 ‘자조모임’을 통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즉 자조모임에서 정신병에 대한 교육, 정신병원 및 정신과 의사에 대한 정보 교환, 행정기관에 대한 로비활동, 대중 홍보, 재활기관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현병 환자들은 대부분 혼자 있고 싶어 하며, 일반인들에 비해 특별히 더 폭력적이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현병의 연구, 진료 및 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1997년 11월 창립한 대한조현병학회(Korean Society for Schizophrenia Research)는 매년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전문 학술지(學術誌)도 발간하고 있다. 환자의 사회적 낙인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정신분열병(精神分裂病)’을 과학적 타당성, 의료적 효용성, 사회적 효용성 등을 원칙으로 한 병명(病名) 개정작업을 2008년부터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2011년 ‘조현병(調絃病)’으로 개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일본은 ‘통합실조증’으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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