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갈등하는 당신께 일독을 권함, 한의사 김명근의 ‘이기적 논어읽기’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책 지은이가 기자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할 때, 대체로 이런 맘이 아닐까 싶다. ‘내가 쓴 책 좀 읽어주세요. 그리고 소개도 해주시면 정말 고맙겠구요.’

그렇다. 나도 몇권의 책을 직접 쓰기도 하고, 쿠웨이트 시인의 시집을 번역(의뢰해) 출판하면서 같은 심정이었다. 솔직히 두 번째 맘이 더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책을 선물할 때 기왕이면 몇 문장이라도 써서 보내면 미안한 마음에 몇 페이지라도 읽게 된다. 그러다 ‘아 이거 나 혼자 읽기엔 아까운데’ 하면서 직접 서평을 쓰거나 출판담당 기자에게 부탁하기도 한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신문의 신간(혹은 출판)면에 얼굴 내밀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말도 있었다. 요즘이야 온라인에 나오는 것이 더 홍보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앞서 얘기한 대로 자신의 책에 몇 문장이라도 친필親筆로(기왕이면 만년필이면 더 좋겠지만) 적어 보내면 정도 더 담겨 있는 느끼는 건 인지상정일 터다.

<이기적 논어읽기>(개마고원 2015년)를 지은 김명근은 나의 43년지기다. 표지를 넘기면 대개 간단한 저자 소개가 대체로 점잖게 나오는데, 김명근의 그것은 영 딴판이다.

사실 나는 2년 전 처음 받은 후 이 책 본문 몇 대목을 읽다가 접었었다. 논어를 자기의 경험과 생각으로 버무린 게 조금 식상했기에 그랬다. (아마도 동년배로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 했기에 별로 새롭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나는 본문보다 표지 다음 장을 몇 번이나 읽어야 했다. 나도 다음 번 책 낼 때 벤치마킹하려고···.(언제 그게 가능할지는 현재로선 전혀 가늠할 수 없지만)

나이 생각해왔던 것을 세상에 풀어놓아야 할 나이.

살아온 길 중학생때 얇은 문고판으로 프로이트를 처음 접함. 대학은 심리학과를 못 가고 공대로 감. 이런저런 일하다 삼십대 중반에 한의대에 감. (중략) 현재 직업은 정신과 질병을 주로 보는 한의사(김명근은 이 일도 작년엔가 경영난으로 접었다. 그처럼 정직한 사람들이 살기 참 어려운 세상이었다. 그때는···. 새정부가 들어선 이제는 제발 그같은 한의사들 먹고 살 정도는 벌이가 되면 좋겠다)

희망 가까운 희망은 자유인. 좀 먼 희망은 묘비명에 “잘 놀다 갑니다”라고 새기는 것

장점 세상 일에 다양하게 관심이 많음

단점 세상 일에 다양하게 관심이 많음

저서 <애노희락의 심리학-四象心學(2003), <나만의 공간>(2006, 공저)

그는 자기소개 밑에 책 표지 위에 있는 호문쿨루스(Homunculus)애 대해 친절히 소개한다. “라틴어 Homullus(작은 사람, 小人)에서 유래. <파우스트>에서는 신의 영역을 욕망하는 인간이 연금술로 빚어낸 시험관 속 인조인간으로 등장한다.(중략) 유난히 큰 손과 입이 특징이며, 표지그림은 감각영역을 표현한 감각 호문쿨루스이다”

6쪽에 이르는 ‘찾아보기’까지 친절히 포함시킨 350쪽 분량의 이 책의 메시지는 (저자 아닌 필자 생각으로는) 다음 다섯 문장에 압축돼 있다.

“우리는 가치 혼란이 있을 때 갈등한다. 양쪽의 가치를 다 알 경우에는 간단하다. 가치가 큰 것을 선택하면 된다. 갈등은 가치를 잘 모를 때 생겨난다. 공자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아참, 잊을 뻔했다. 그가 내게 써서 보낸 친필.

상기에게

도덕과 욕망의 통합이라는 주제가 내 역량에 가능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은 다뤄보고 싶어 무모하게 시작했는데, 어찌어찌 마무리를 했다. 즐겁게 읽어주기를···. 2015.4.17 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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