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고고학으로 읽는 성경 “커피의 기원 찾다가 만나는 구약성서”

임미영 지음, 기독교문서선교회 펴냄

“커피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시아엔=박영순 <아시아엔> 커피전문기자] 바리스타자격증 시험에 많이 출제되기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만한 질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보기에서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으로만 나올 수밖에 없다. 정답은 ‘칼디’(Kaldi)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칼디는 염소나 양을 키우던 목동이었다. 염소가 커피나무의 빨간 열매를 따 먹고 왕성하게 뛰노는 것을 보고 커피를 가장 먼저 알아본 인물로 전해진다.

하지만 칼디가 언제, 어디에서 살았는지는 명확치 않다. 설들만 분분하다. 기원전 2~3세기 에티오피아에 살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기원후 7~8세기 예멘에 살았던 무슬림 소년이었다는 말도 떠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커피나무는 시원지가 에티오피아인 것으로 판명이 났지만 예멘이 커피가 태어난 곳이라는 주장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홍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두 나라는 지금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보인다. 그러나 먼 옛날 두 나라는 시바(Sheba)라고 불리는 한 왕국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000년전 솔로몬왕 시절 이야기다. 아라비아반도 끝에 있는 예멘은 지금은 대표적인 이슬람국가이지만. 당시엔 유대교를 믿는 왕국이었다. 이 지역을 통치하던 시바의 여왕과 이스라엘의 솔로몬왕 사이에 낳은 메넬리크가 에티오피아의 초대 국왕이 됐다. 메넬리크는 어머니가 통치하던 지역의 일부를 물려받은 셈이다. 이런 기록은 구약성서 열왕기에도 나온다. 유대교, 기독교와 함께 구약성서를 믿는 이슬람교의 코란에도 시바의 여왕에 대한 기록이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에티오피아와 예멘, 이스라엘은 각각 조상이 같다. 모두 노아의 맏아들인 셈의 자손으로 같은 피가 흐르는 관계이다. 역시 구약성서에 명확히 적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신화나 전설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이런 분들에게 역사적 사실이란, 반드시 손으로 만져지는 유물이나 유적이 있어야 한다.

이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심정으로, 국제성서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자 이스라엘 텔 에 사피(블레셋 가드) 발굴팀장인 임미영(평촌이레교회 협동목사)은 <고고학으로 읽는 성경>(기독교문서선교회 펴냄)을 냈다.

<고고학으로 읽는 성경>은 △가나안 땅의 사람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예루살렘 등 3부로 구성됐다. 임 목사는 이스라엘의 주요 유적지 발굴 탐사 경험과 고고학적 지식을 토대로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활동 지역을 직접 촬영한 사진과 재현한 그림으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이 책은 얼마 전 제33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욱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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