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배치 후폭풍, 中 한한령·단체관광 전면금지 얼마나 오래 갈까?
[아시아엔=강철근 국제교류협회 회장]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롯데 등에 대해 노골적인 경제보복에 나선 데 이어, 15일부터는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의 이같은 비문명적인 조치 감행을 보면서 중국정부의 후안무치와 ‘매너없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아직도 1960-70년대식 홍위병 정치를 할 수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그런 중국이 두렵기는커녕 그냥 좀 안돼 보이기만 하다. 근래 우리 언론에 비치는 중국발 소식은 매일 무슨 공연이 금지되고 문화콘텐츠 수출이 막혔다는 얘기뿐이다.
나는 오히려 이런 궁금증과 걱정이 든다. ‘드라마, 공연 같은 한류문화를 금지하고 그들은 무얼 보고 하루하루를 지낼까?’ ‘내 친구인 저장대학 교수의 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류를 끼고 사는데 그 학생은 이제 어떻게 살아갈까?’
마치 오래 전 우리 젊은이들이 정부에서 일본대중문화를 불허하니까 자체적으로 조달하였던 것 같이 말이다. 당시 한국청년들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음반을 밀수하고, 불법으로 영상을 복사하기도 했다. 어찌 되었던 보고 싶은 건 다 봤다.
중국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그리고 그들 자신에게 어떻게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을 수시로 드나들며 쇼핑하고 관광하던 보통 중국인들이 한국 말고 어디를 그렇게 다닐 수 있을까? 또한 중국이 좋다고 그렇게 자주 가던 우리 한국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가나?
중국을 사랑하고 그들의 고전을 읽고 그곳 경치가 천하제일이라고 칭찬하던 한국인들도 이제 그들처럼 똑같이 행동해야 하나?
그런데 현실을 보면 그렇게 간단치 않다. 중국과 한국은 이미 여러 분야에 서로 엉켜있어서 쉽사리 떼려야 뗄 수가 없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그렇다. 한국과 중국은 아무리 큰소리 쳐도 서로에게 기대는 의존도가 너무 크다. 서로의 수출입 구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실 한한령이 내려진 지난 2월 특히 한국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소재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양국 분업구조상 중국은 한국산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제3국에 수출하는 가공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산업 전반으로 무역 제한조치를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월 한국에서 43억4000만달러 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작년 같은 달보다 75.9% 증가한 수치다. 대(對)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한 직후 급감했다. 작년 7월 대중 반도체 수출은 4.9% 감소했고, 8월에는 23.1%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소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드 배치 발표 두달 만인 작년 9월 수출은 7.1% 증가했고, 12월에는 22.3% 늘어난 58억6000만달러 어치가 중국에 수출됐다.
올 1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50.6%였다.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중 78.4%가 반도체 등 중간재로 분류된다. 결국 한한령은 소비재, 관광상품, 문화콘텐츠 등 중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는 것뿐이다.
정말 그럴까? 우리와 중국의 보통사람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라는 대로 할까? 보지 말란다고 안보고 가지 말란다고 안갈까? 몇달 정도는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그렇게 잘 안 될 것이다. 수천년 양국관계가 그렇게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