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이 보약보다 백배 낫다···이태백의 ‘산중문답’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는 이백(李白)
[아시아엔=강철근 국제교류협회 회장, 한류아카데미 원장]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이라는 시다.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 서벽산)

왜 청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 심자한)

답없이 웃을 뿐 마음은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 묘연거)

복사꽃 띄운 물결은 아득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 비인간)

여긴 사람 아닌 신선이 사는 세상이로세

세속을 벗어나 자연 속에 은둔하는 한가로움이 격조 있게 표현돼 있다. 나이 들고 힘 빠져 스스로 처량하고 답답하고 한심한 생각에 침잠해 있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 특히 공기업 사장이나 장·차관 등 높은 자리에 있던 친구들이 더 그러하다.

이백은 우리가 잘 아는 굴원 이후 가장 탁월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연명, 소동파, 두보 같은 위대한 시인이 즐비한 중국에서 말이다.

이 시만 해도 이백의 멋진 기상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필자 개인적으론 이 시가 가장 멋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사 늘상 그러하지만 이 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게 한가로운 것만은 아닌 듯하다. 이글은 이백이 형편이 어려워 처갓집 더부살이 살던 시절에 누군가 비아냥거리며, “너도 이젠 세상에 나와 벼슬도 하고 돈도 벌고 해야지 언제까지 처갓집에만 얹혀서 살거냐”고 묻는 힐문에 대한 답으로 즉석에서 지었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보통 인간들과 다른 비범함이 나온다. 이백은 대체 이런 비참함 속에서도 어떻게 시성이 되어 일세를 풍비했을까? 동양은 물론 서양에까지 가장 멋진 시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떻게 천하의 금수저인 것처럼 멋지게 살며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살았을까? 인간탐구는 바로 이런 사례를 집중해야 할 듯하다.

이 봄 지치고 축 처져서 잠수 중인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백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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