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뜨락] 노동해방에서 생명·평화운동으로···박노해 ‘겨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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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창수 시인, 지혜학교 교장 역임] 시인 박노해가 <노동의 새벽>을 펴낼 당시 ‘얼굴 없는 시인으로서, 엄혹한 시대를 뚫고 가는 투사였다. 자기 시대를 충실하게 밝힌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그 중의 많은 투사들은 다가오는 시대 읽기에 뒤처져 꼰대가 되거나 변절자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노동해방의 선구에 %eb%b0%95%eb%85%b8%ed%95%b4100서서 노래하던 박노해는 다음 시대를 비교적 잘 맞이한 것 같다. 그는 노동해방에서 21세기에 꼭 필요한 생명·평화운동가로 연착륙을 한 것이다.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랭보) 누구에게나 자신 만의 사적인 겨울이 있다. 그리고 동시대인들과 함께 겪어내야 할 겨울이 있다. 그 겨울, 즉 고난이 고난 자체로 머문다면 그것은 개인이나 역사에 큰 불행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나 사회가 자신의 겨울을 자양분 삼아 봄을 꽃 피운다면 그것은 발전이요 진보이다. 자신이 직면한 추위가 포옹이 되고 향기로 피어나고 희망이 되도록 하는 일은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 우리 추운 겨울을 피하지 말고 따뜻한 사랑으로 봄을 터뜨리자!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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