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대한민국을 이끌 ‘상머슴’ 누구?
[아시아엔=김덕원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머슴이라는 말은 옛날에 부농이나 지주에게 고용되어 그 집의 농사일이나 잡일을 해 주고 품삯을 받는 사내를 이르던 말이다.고공(雇工)·고용(雇傭)·용인(傭人) 등으로도 불렸다. 머슴은 1527년(중종 22)에 나온 최세진(崔世珍)의 <훈몽자회>(訓蒙字會)에 고공이 머슴으로 표기된 점으로 보아 머슴의 어원이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서의 머슴은 19세기, 특히 1894년(고종 31)의 갑오경장 후에 많이 나오게 되었다. 그를 통하여 노비들도 머슴으로 많이 전화하였고, 호칭도 머슴으로 고정되어 간 것을 알 수 있다. 고용기간에 따라 분류하면 1년 단위로 고용되던 머슴, 달 또는 계절로 고용되던 달머슴(月傭)과 반머슴(季節傭)이 있다.
그 외에 고지(雇只)머슴이라는 특수한 형태도 있었는데, 일정한 토지나 가옥, 또는 식량을 대여 받고 고용주를 위하여 일정 기일의 노동을 하거나 일정 작업량을 수행했다. 또 노동력과 농사경험에 따라 나누면 상머슴과 중머슴, 그리고 보조적인 노동을 하는 ‘꼴담살이’가 있었다.
필자는 오랜 동안 원불교청운회(靑耘會)의 큰 머슴을 지낸 적이 있다. 그 말은 선대 청운회의 큰 머슴을 역임한 농산(農山) 김준(1926~2012) 선생 때부터였다. 김준 선생은 새마을운동 초기에 새마을연수원장을 지냈다.
그는 기독교 모태신앙인으로 원불교의 교조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을 가장 숭경하는 정신의 스승으로 모셨다. 그리고 공공기관인 새마을연수원에서 원불교정신과 훈련법으로 연수생을 지도하게 했다. 또 원불교청운회의 사회화를 위한 ‘새삶회’의 초대회장을 맡아 큰 머슴의 역할을 다했다.
바로 그분이 우리들을 이끌 때 청운회원들을 큰 머슴, 중머슴, 작은 머슴 세 종류로 나누었다. 그러니까 머슴이 곧 주인이라는 말씀이다. 주인의식이 철저한 머슴이 모든 조직의 진정한 주인이다. 그런데 주인과 머슴은 다르다. 주인은 자기 일이니까 열심히 하지만 머슴은 품삯을 받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다르다.
주인은 힘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지만 머슴은 억지로 한다. 주인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참고 견디지만 머슴은 일이 힘들고 어려우면 도망간다. 주인은 내일을 내다보지만 머슴은 오늘만 때우려고 한다. 주인은 사소한 것도 신경 쓰지만 머슴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챙긴다.
회사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은 회사 일을 마치 내 일처럼 여긴다. 상사의 지시나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은 맡은 업무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늦게까지 남아서 일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뛰어 넘어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찾고 이를 실천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가 타 부서나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늘 관심을 가지며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노력한다. 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바로 이와 같은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 즉 ‘주인’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잘 되는 회사의 경영자들은 늘 주인의식을 강조하며 “우리 직원들은 주인의식이 대단하다”고 자랑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개인적인 문제이며 강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똑같은 조건인데도 어떤 직원에게는 주인의식이 있고 어떤 직원에게는 없다. 조직차원에서 직원들이 주인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첫째, 비전과 목표를 공유한다.
주인과 머슴을 구분하는 가장 분명한 차이는 목표의식과 목적의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데서 나타난다. 주인은 비전과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내일을 내다보며 즐겁게 일하지만 머슴은 적당히 오늘 하루만 때우려고 한다.
둘째,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은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 쓸모도 없다. 어떤 것에 대한 지식이 늘면 늘수록 사랑도 커진다.
셋째, 결과와 성과를 공유한다.
비전과 목표, 지식과 정보의 공유와 더불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결과와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조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열정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목표를 향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