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탐지기 조사 빠져나가는 방법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2016년 11월 17일. 남해안 어항에서 가정주부가 집에서 목 졸리고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담요에 덥혀 있었다. 옷장과 책상서랍은 다 열린 채 물건이 어지럽혀지고 현금 20만원과 통장이 도난당했다. 버스기사인 남편은 그날 어머니 집에 갔었다.
금전 노렸나? 죽인 방법으로 봐서는 치정이다. 양쪽으로 수사. 사이 나쁘거나 어쩌구저쩌구 소문 돈 사람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했으나 용의자가 없었다. 남편을 참고인으로 몇번 조사한 다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결정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검사할 사람 즉 피검사자에게 검사를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미리 알리고 승낙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임의수사인 까닭에 거부하면 검사거 불가능하다. 하겠다고 하면 승낙서에 본인 서명과 날인을 받아야 한다.
먼저 假테스트. 1부터 8까지 쓰인 카드를 건넨다. 그 중에서 숫자 하나를 골라 메모지에 적어 주머니에 잘 넣어두라고 주문한다. 묻는 질문마다 예 또는 아니오라고 대답케 한다.
카드 1을 선택했습니까? 아니오.
카드 2를 선택했습니까? 아니오. 이렇게 계속해서 카드 8까지 간다.
카드 8을 선택했습니까? 아니오.
검사 결과 “카드 7을 선택했습니까?” 하고 물어 “아니오”라 대답한 때 가슴에 찬 호흡관의 호흡이 갑자기 멈춘 듯한 반응을 보이고 오른팔 혈압대의 심맥파가 높아지며 빨라지고 왼손가락에 감은 GSR(피부전기반응)이 왔다.
가테스트 결과 본인이 7을 선택하고 아니라 대답했으므로 거짓말 반응에선 정상반응이 나왔다. 기계작동도 정상이다.
앞으로 할 질문방법은 두 종류다. 하나는 POT(긴장최고점) 질문법이다. 경찰과 피해자만 어느 사실에 대해 아는 경우다. 또 하나는 CQT(대조질문법). 내용 거의 다 알려진 경우다.
질문표는 보여주거나 읽어줘야 한다.
먼저 긴장최고점 질문법. 경찰과 피해자만 아는 어느 사실에 대해 묻는다. 없어진 돈 액수 20만원에 대해 아는 경우다.
1. 없어진 돈이 15만원인가요? 얼만가요?
2. 없어진 돈이 20만원인가요? 얼만가요?
3. 없어진 돈이 25만원인가요? 얼만가요?
4. 없어진 돈이 30만원인가요? 얼만가요?
대조질문법은 범행 내용이 거의 다 알려진 경우다. 거짓말 시키는 질문과 사실을 대답케 하는 질문을 한다. 사건과 관계없는 사항과 관계있는 사항을 섞어 질문한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기본목표는 범인을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범인 아닌 사람을 제대로 가려내서 억울하게 죄 뒤집어쓰지 않게 막는 데 있습니다. (물론 잘 안 지켜진다)
이게 질문표입니다만 그냥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다 읽어드릴까요? 이 단계에서. 대개 죄 없으면 평정을 유지하지만죄가 있으면 긴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