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한국통 커트 캠벨 ‘실용주의 트럼프 정부’서 과연 기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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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의 조야에는 한국을 이해하고 충정어린 조언을 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다. 커트 캠벨은 그 중의 중심이다. 캠벨은 국방부에서 동아태부차관보, 국무부에서 아태차관보를 지냈다. 그는 한미양자회담·한미일삼각회담 등에서 한국에 대한 폭 넓은 관심과 지식을 보여주었다.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국무부·국방부·NSC의 요직에 거론된다.

커트 캠벨의 발언들은 놀라울 정도로 핵심을 짚고 있다. “한국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국가들을 동참시키고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 국가 크기와 상관없이 사안의 중요성을 놓고 본다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추적인 국가가 되야 한다. 외교정책에서 ‘하나의 한국’을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 통일에 반하는 정책은 한국의 외교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철학적·이론적 틀을 갖고 있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그가 “사드 논쟁은 중국에 일종의 학습 효과였다. 중국은 한국을 상대하면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배웠을 것”이라고 한 말은 한국과 미국, 한국과 중국 관계의 본질을 요약하고 있다. 한중우호관계는 중요하다. 그러나 “한미동맹관계는 중국이 끼어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것보다 더 명확한 말은 없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천안문 성루에 서서 인민해방군 사열대열에 동참하는 것에 흥분하여 “사드 배치도 중국이 조종할 수 있다”고 시진핑에 보고한 중국의 외교·군사 전문가들의 얕은 수준을 정확히 간파하고 지적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 관련 설문조사에서 미 국민의 57%가 “미국은 자체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다른 나라의 문제는 해당국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라크·아프간전 종전을 선언하는 등 나름 해외 분쟁에서 발을 빼려 했지만,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미 국민의 이러한 여론동향은 충분히 예상됐다. 베트남전과 아프간전에 대한 미국의 트라우마는 너무도 강하다. 세계경찰로서 대외개입을 줄이고 국내문제에 더 집중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여론도 이해된다.

그러나 이것이 신고립주의로 통하고, 더구나 주한미군 철수로 연결되리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 미국과 한국은 SCM을 통하여 한미행정협정·방위비 분담·작전권 전환·주한미군 기지 이전 등 다양한 문제를 협의해왔다. 캠벨은 이런 문제를 담당해왔던 핵심이다. 여론이 바로 대외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는 정부·의회와 많은 거대한 조직(establishment, institution)이 있다. 그들이 풍부한 경험과 정교한 논리에 따라 정책을 구상하고 진전시킨다. 이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되, 미국 국민의 여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것이 지혜로운 국가전략 운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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