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시국] 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부적합한 4가지 이유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김병준 총리 지명자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통수권을 제외한 경제·사회문제 전반에 대해 전권을 주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누군가 확실한 언질을 받고 책임총리로 거국내각을 이끌어 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병준이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장으로서 가졌던 입장, 해놓은 것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김병준은 행정학자로서 세종특별시를 만든 장본인이다. 노무현은 헌법재판소에서 세종시가 관습헌법에 어긋난다고 하자 “관습헌법이란 것은 처음 듣는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세종특별시를 만들면서 정부는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국회에서 장관을 부르면 장관과 장관을 보좌해야 할 간부는 온종일 도로 위에 산다. 영국처럼 장관에 국민이 꼭 알고자 하는 대강(大綱)을 정확히 묻고 장관은 즉각 그 자리에서 답변할 수 있도록 업무에 정통(精通)하다면 이런 낭비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 국회가 언제 올까? 통일이 되어 새로 수도를 정도(定都)하고, 정치는 영국만큼 선진화되면 모를까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실로 세종시는 희생과 낭비가 너무도 크다. 김병준은 이를 제기한 행정학자요,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장이다.
박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고 김병준을 이 시기에 있어서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는 총리로 골랐는지 모르나 김병준은 기본적으로 박근혜의 정체성(identity)에 어긋나는 사람이다. 야당은 대통령이 여야 추천 절차를 밟지 않고 일방적으로 총리를 지명한 만큼 인준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문회를 하다보면 교육부총리 인준에서 불거졌던 논문 표절 관련 의혹이 다시 나올 수도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김병준 교수는 부총리에 이어 총리도 낙마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인준을 통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국가를 이끌고 나갈 총리감으로 김병준 밖에 없는가? 강지원 변호사는 어떤가? 강변호사는 대선에서 정책(매니페스토) 선거를 내걸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의 초안을 만든 김영란 변호사의 부군이기도 하다. 그는 다양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였고, 대선에서는 정치개혁 운동을 내걸었는데 후진적인 정치를 개혁하는 근본을 제기한 것이다.
총리 재목으로는 이 정도의 의식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