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수단 미사일 성공과 한반도 사드 배치의 함수관계

사드 미사일
사드 미사일 <사진=뉴시스>

[이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RSOI, 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Integration)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된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군사훈련으로, 팀스피리트(Team Spirit)을 대체 실시되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과 이동, 한국군의 지원 절차 등을 익히는 훈련이었다. 2002년부터는 독수리연습(Foal Eagle)과 통합되어 실시되다가 2008년부터 키 리졸브(Kea Resolve)로 대체되었다. 팀스피리트 훈련이 중단된 것은 19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의 결과로 김일성이 건진 커다란 수확이었다. 제네바 북·미 핵합의가 완전한 기만이라는 것은 후에 밝혀진 바이지만, 갈루치를 감쪽같이 속여 넘긴 강석주는 공화국 영웅이 될 만 했다.

팀스피리트 훈련이 개시되면 북한은 전시체제로 전환한다. 우리는 방어연습이라고 강조하지만 ‘미제 승냥이’가 철천지원수라고 인민을 교육시켜온 북한으로서는 대비태세를 아니 갖출 수가 없게 된다. 병력은 모두 방카에서 생활하며, 전차와 포는 동굴로 들어간다. 민간 생산도 중단된다. 이들로 입게 되는 출혈은 막대하다. 때문에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지시키라는 북한의 요구는 거의 애걸복걸이었고 남한의 소위 평화주의자들도 여기에 동원 투입되었다.

팀스피리트 훈련 대신에 전개된 RSOI가 한국에서 시작되는 출발점이 김해 양륙기지였다. 이를 위해 김해기지에는 미공군부대가 같이 주둔하며 관련 인프라가 축적되어 있다. 이것이 김해기지가 그렇게 쉽사리 여수공항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다. RSOI에 양륙되는 미군 물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나다. 연습에 모든 물자가 동원되지 않더라도 계획량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군은 전쟁수행에 있어 작전을 뒷받침하는 군수를 중요시한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군이 일본군을 압도한 이유다. 전쟁지속을 가능케 하는 막대한 군수능력은 그 자체가 전쟁 억제력이며 김해기지는 그 출발점이다. 정부는 이러한 김해기지의 의의를 알고 있는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이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중장거리 전략 탄도 로케트 화성-10이 고도 1413.6km를 상승 비행하여 400km 전방의 목표 수역에 정확히 낙하됐다”고 보도했다.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된 강원도 원산에서 괌 미군기지까지의 거리는 3500km다. 고각(高角) 발사가 아니라 45도로 발사할 경우 3500km도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방장관은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아태지역 우방보호를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를 갖고는 휴전선 부근에서 쏘아대는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지 않느냐고 하던 사드 배치 비판론자들은 이제 무어라 할 것인가? 굳이 만주의 동풍 미사일을 거론할 것도 없이 무수단 미사일 위협만으로도 사드 배치의 당위성은 확인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이다. 동맹성립의 제1요건은 위협에 대한 공동인식이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더 올리라고 하는 것은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투박한 요구다. 허나 공동의 위협인식에 대해서 한국이 더 철저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 국민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는 자세는 필요하다.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사드 배치 지역의 저항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을 놓친 후에,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대구는 벌써 난리다. 산 넘어 산이다.

안보 관련 검토는 어디까지나 사실에 입각하되, 더 치밀하고 성숙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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