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건설 또 연기···무능·무소신의 극치?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또 다시 미루어졌다.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적 부담을 두려워하여 결정을 미루던 것보다도 더 못하다. 김해공항을 확장해서 될 일이면 10년씩이나 끌 일이 무엇인가? 이런 일을 외국인에 맡겨 외화를 낭비하고 있다. 프랑스 용역팀은 돈을 챙겨가며 히죽이 웃을 것이다.

본래 김해공항은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과 같이 민간공항으로 건설된 공항이 아니다. 공군의 제5전술공수비행단을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김해기지에 전개되는 한미 연합공군은 방대하다. 김해기지를 영남권 신공항으로 활용하는 것은 성남기지의 활주로를 비틀어 제2 롯데호텔 건설을 허용하는 것에 못지않은 안보상의 문제다. 프랑스 용역팀이 이런 문제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가?

이는 헌정 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기 결정에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정부로서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개헌론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진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그 재판이 될 것이 눈에 보인다. 등소평이 설파한 것과 같이 경험은 진리를 검증하는 기준이다. 1987년 체제는 이제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본다. 각각 분분한 이론이 아니라 1987년 체제를 여섯 대통령, 30년 동안 운영해본 결과를 가지고 논의하자.

우선 정부를 구성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인사청문회를 폐지한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은 박근혜 정부 초기에 만천하에 드러났다. 장관 교체도 청문회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 공직자의 도덕성, 능률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판단한다. 병역 미필, 조세 포탈, 논문 표절 등은 선거전을 통하여 걸러낼 수 있다.

국민의 의사가 보다 정확히, 신속히 반영되기 위해 국회의원의 임기는 미국의 하원과 같이 2년으로 한다. 영국에서는 국회의원 임기는 5년이나 정부가 수시로 교체될 수 있어 이 임기가 지켜지는 일은 드물다. 국회의원이 4년 동안 놀고먹는 최고의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당권을 쥔 정당대표에 의해 지명되는 현재의 비례대표제는 폐지한다. 비례대표제는 제헌헌법에 없었다. 박정희의 3공화국 헌법에 의해 도입되어 10월유신에 의해 구성된 유정회로 이어지는 파행의 연장이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것은 비정치적이어야 할 각종 사단법인이 정치화되는 것을 막고 본래의 위상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농협, 재향군인회 등이 국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유지하되, 불체포특권은 폐지한다. 열차와 항공기는 국회의원도 국민과 같이 자기 돈을 내고 타도록 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전용차는 수상, 외상, 내상, 국방상으로 제한하며 나머지는 카풀을 이용한다.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 중에서 국무위원을 임명한다. 총리는 총선에 의해 구성된 다수당에서 임명하되, 특수성이 인정되는 자리에는 국회의원이 아닌 장관도 임명할 수 있다. 차기 대통령은 개헌 전에라도 이러한 분권형 대통령제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의원내각제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국무회의가 봉숭아학당이 되어서는 통일은 어림도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협치를 실천하는 공순(恭順)한 성품(character)이 중요하다.

이것이 충분히 자리 잡으면 의원내각제를 도입한다. 차기 대통령은 이 단계로 가는 징검다리다. 제왕적 대통령이 나오는 것은 헌법의 문제이다. 개헌 이전에 분권형 대통령제를 운영한다. 차기 대통령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신념을 가진 사람 중에서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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