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갈래”···고국 등져야했던 미얀마인들의 꿈, 아웅산 수치가 이뤄줄까?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지난 11월8일 열린 미얀마 자유민주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압승을 거둠에 따라 민주화 물결이 미얀마 전역을 뒤덮고 있다. 현 정부가 53년간 이어져 온 군부독재의 막을 내리고 새 시대를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일자, 미얀마를 떠난 이들이 고국에 돌아갈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숱한 정치·경제적 변화를 맞이했다. 2차대전 이후 벌어진 내전사태는 군부독재의 막을 올렸으며, 이후 정부가 공산주의 체제를 따름에 따라 산업대부분이 국영화됐다. 군부 독재로 경제성장이 정체되자, 미얀마의 많은 인재들은 더 좋은 기회와 높은 임금을 찾아 해외로 속속 떠나기 시작했다.
웅 트윈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당시 군부 정권 아래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많은 인재들이 미얀마를 떠났다”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재뿐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싱가포르로 이주해 선박기계기업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뗏(가명)씨는 “미얀마에서 더는 미래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주를 결심했을 당시, 정부의 폐쇄 정책으로 미얀마에 상주하는 해외기업 수가 턱없이 적어 일자리 구하기 쉽지 않았다”며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교육을 받은 중산층이라 해도 미얀마에서 살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뗏 씨 같은 전문직 종사자 외에도 많은 국민들이 당시 미얀마를 떠났다. 웅 트윈 교수는 “일반 근로자도 있고, 정치적 핍박을 피해 이주한 사람 등 출신 배경이 다양하다”며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미얀마 이주민만 20여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경제개혁으로 미얀마에 건설업, 은행, 통신업 붐이 일면서 일자리가 창출되기 시작하자, 다시 모국으로 돌아오는 이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더퓨(39)는 싱가포르에서 7년간 건축업컨설팅에 종사하다 얼마 전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축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귀국했다. 그는 “지난 2010년 해외투자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건설업이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다”며 “이에 다시 귀국하는 미얀마 국적의 국외근로자들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에 더해 아웅산 수치가 이번 선거에 승리함으로 ‘새 시대’를 예고하자, 더 많은 이들이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웅 트윈 교수는 일자리만 가질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떼씨 역시 “미얀마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만 한다면, 기존 월급의 절반 밖에 받을 수 없어도 많은 이들이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현 정권의 미래가 불확실함에도 이들은 “우리는 여전히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의 신 정부가 과연 정치·경제의 안정화를 이끌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