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씨 통화] ‘사기혐의’ 하일성을 위한 변명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11일 야구해설가 하일성(66)씨가 사기 혐의로 입건됐다는 뉴스가 하루 종일 인터넷 매체를 도배했다. 오전부터?오후 4시20분 현재?수백개 기사가 조금씩 제목과 내용만 바꿔 기사화됐다.

이날 보도된 기사의 일부를 발췌한다. 나름대로 팩트에 충실한 기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인으로부터 2940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하일성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하일성은 지난해 지인 박모씨(44)에게 “강남에 빌딩이 있는데 세금 5000만원이 밀렸다. 임대료가 들어오면 곧 갚겠다”면서 3000만원을 빌렸다. 박씨는 선이자로 60만원을 제한 후 하일성에게 294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하일성은 “곧 갚겠다”며 돈을 갚지 않았다. 결국 박씨는 지난 7월 하일성을 경찰에 고소했다. 하일성은 “빚이 많아 돈을 갚지 못했다”고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하일성 씨가 현재 월수입이 2000만원이 넘지만 부채가 많아 돈을 갚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조사 결과, 하일성이 강남에 빌딩을 소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자는 이날 오후 3시7분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하일성씨에게 전화를 했다. 다음은 그와의 통화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기사를 쓰려면 팩트를 확인하든가 아니면 나와 통화하고 쓰던가, 그래야 하지않나? 역삼동 건물을 팔았는데 30억 정도를 사기당했다. 현찰로 20억을 못 받고, 세금폭탄을 받았다. 그래서 세금을 내야 해서 아는 동생한테 선이자 떼고 돈을 빌렸다. 없는 빌딩을 담보로 해서 돈을 빌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경찰 전화 안 받은 적도 없고, 약속된 날짜에 가서 설명도 하고 그랬다. 경찰에서 3개월 조정기간 주니깐 신경 쓰지말라고 그래서 신경도 안썼다. 근데 갑자기 언론에 나온 거다. 그리고 인터넷에 퍼진 것이다.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달리 그는 빌딩담보로 돈을 빌린 적은 없다고 했다.

답답하고 미안하다. 만일 하일성씨와 통화를 하지 않았다면, 기자 역시 인터넷에 보도된 혐의를 그대로 믿었을 지도 모른다.

최초 기사가 보도된 이후 조회수를 높이려는 일부 매체들은 포털 검색어에 오른 ‘사기혐의 하일성’이란 키워드를 붙여 다음과 같은 보도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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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 기사들이 하일성씨의 이번 사건과 무슨 관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방송인인 그는 이미지가 생명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해프닝’으로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야구해설가 하일성의 구수하고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다시 듣지 못하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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