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혐의 또 피소’ 하일성을 위한 변명···”명예 짓밟힌 건 참아도 사실왜곡만은 제발”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주말인 27일 오후 뉴스 검색을 하다 다음과 같은 제목을?발견했다.

하일성, 또 사기혐의 입건…“아들 프로입단 시켜주겠다”

아침 9시42분에 뜬 기사였다. 다른 매체에 들어가 보니 말 그대로 ‘가관’이었다. 이런 제목들이 달렸다.

하일성 또 사기혐의 이번엔 NC다이노스 입단으로 유혹

사기혐의 하일성 정신병원 찾아간 이유는? 흰 가운만 보면 편해지는 요상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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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중순 비슷한 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석달 남짓 만에?이런 일을 당한 하일성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형님 힘내세요 나쁜 일은 몰려오지만 좋은 일도 곧 있을 겁니다. 일성 형님 본심이 착하시니 꼭 이겨내실 겁니다 이상기 배”

이때가 오후 6시33분이었다.

잠시 후 하일성씨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 칼럼을 쓰면서 확인해 보니 오후 7시01분으로 찍혀 있다. 4분 정도 통화했다. 전화기 넘어 다혈질인 그가 분을 삭이느라 애쓰는 음성이 들려왔다. 요약하면 이렇다.

“프로야구 입단을 시켜준다며 돈을 받았다니 너무 황당해 . 나한테 돈 줬다는 야구선수 아버지와 돈 거래를 한 적이 없어. 지난해 12월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대질심문할 때 아버지를 처음 봤어. 부산에 안 회장이라는 친구가 하루는 전화해 ‘후배 아들이 야구하다 그만 두었는데 다시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냐’고 물어. 그래서 ‘딱 하나 있다’고 했어. 테스트 받아 괜찮다면 되는 거라고. 내가 말한다고 해서 받아주는 시스템 아니라고 했어. 그리고 NC다어노스에 전화해 ‘이런 애 있으니 테스트 해봐라’ 얘기했어. 다이노스에서 ‘그러잖아도 테스트 명단에 들어있다’고 하더라구. 신경 안써도 된다고 해 ‘잘 됐네’ 하고 끊었지. 중간에 쓸 만하냐고 전화로 물으니 ‘괜찮은데 스피드가 안 나온다’고 말하더라구. 그리고 얼마 지나서 안 회장에게 전화해 ‘내가 30억 사기 맞아 어려우니 5000만원 빌려달라’고 했더니 보내왔어. 나는 안 회장과 거래한 거야. 그 중 3000만원은 갚았어. 선수 아버지와는 그 과정에서 만난 적도, 통화도 한 적이 없어. ”

하씨는 “종편 기자가 집에 찾아와 취재해 갔는데 정정보도한다고 했다”며 “내가 아는 기자들한테 전화를 돌려 사실대로 말해 바로잡아 달라고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밤 9시30분 기자는 그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 기사 수정이 됐냐고 물었다. 그가 다시 전화를 해왔다.

하일성씨는 “선의로 그 선수가 입단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지 전화했을 뿐 NC 구단을 만나 로비한 적이 없다. 구단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이는 통화내역을 뒤져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어떻게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며 또 돈을 빌려줄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하일성씨는 “30억원 사기를 당해 어려웠던 시기, 사업가인 안 회장에게 5000만원을 빌렸다가 3000만원을 갚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금 하씨는 선수 입단을 미끼로 선수 부친한테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로비도 실패하고 돈도 되돌려주지 않은 사기꾼이 돼 있다.

하일성씨의?말이 기자의 머리에 깊이 박혀온다. “해설가로 시작해, 프로야구위원회 사무총장까지 지내며 40년 야구인생을 살아왔다.?아무리 바닥까지 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명예를 지키려고 기를 쓰고 열심히 살아왔다.?그런데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 거냐.?참 견디기 어렵다.”

토요일 오전 수십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이렇다. 그리고 대부분?위 어두운 초록색 고딕으로 된 제목을 달고 보도됐다. 하일성씨의 분투를 기대한다.

하일성씨가 지난 2014년 4월 A씨에게 “아들을 NC 다이노스에 입단시켜 주겠다”며 5000만원을 받아 챙겨 갔고, 이후 진척이 없자 A씨가 하씨를 고소했다.

28일 오전 일부?매체는 전날과 달리 하씨 진술을 반영했다.?물론 하씨와?전화 등을 통해 직접 진술을 받아 쓴?매체는 서너개에 지나지 않는다. 전날 ‘이상야릇한 제목’을 단 기사들은 여전히 그리고 버젓이 인터넷 세상을 떠돌고 있다.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