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살코기 안전하고 맛나게 먹는법③] 직화구이보다 불판 사용해 조리해야 ‘안전’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 햇빛 등을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붉은색 고기, 커피 등을 제초제(除草劑)와 동일한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그러나 햇빛은 비타민D를 체내에서 생성하기 때문에 구루병(??病), 골연화증(骨軟化症)을 예방할 수 있는 반면에 과도한 노출은 피부노화, 피부암의 원인이 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커피의 경우도 유방암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으므로 과하지 않으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색육, 가공육 등 육류는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자 비타민,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육류의 철분은 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구조로 채소류의 철분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적절한 육류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3)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가공육 6.0g, 적색육 61.5g을 섭취하고 있다. 영국은 가공육과 적색육을 합쳐서 하루 70g을, 그리고 호주는 65-100g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20-39세 남자의 경우 적색육 섭취가 1일 평균 100g(20대 112.4g, 30대 106.8g)을 넘고, 10대 청소년(남자)의 가공육 섭취가 1일 평균 18.2g으로 남녀 전체 평균의 세 배가 넘기 때문에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공육과 적색육이 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제조ㆍ가공ㆍ조리 과정에서 단백질 성분인 아민(amine)류가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소아민으로 변할 수 있다. 또한 살균ㆍ발색(發色)을 위해 가공육에 첨가하는 아질산나트륨도 발암물질로 바뀔 수 있다.
암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 또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붉은색 고기를 먹을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은 항산화(抗酸化)성분과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체외로 빨리 배출된다. 따라서 고기를 먹을 때는 채소를 많이 먹도록 한다. 또한 고기를 구울 때는 석쇠로 직화(直火)구이보다 불판을 사용하며, 탄 부위는 먹지 않도록 한다. 고기는 구이보다는 삶거나 찜으로 요리하면 발암 위험성이 줄어든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햄, 소시지 등 가공육도 찜이나 수육 형태로 먹으면 발암(發癌)위험성이 훨씬 줄어든다. 즉, 볶거나 굽지 말고 데쳐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암물질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므로 물에 데치면 기름에 볶을 때보다 낮은 온도에서 익혀서 먹을 수 있다.
가공육을 볶을 때 기름 대신 물을 사용하는 워터프라잉(water frying)은 프라이팬을 달궈 물을 조금 두르고 소시지, 햄 등을 볶는 조리법으로 기름 섭취량을 줄이면서 소시지, 햄의 식감(食感)과 풍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소시지와 햄을 다양한 채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요리로 ‘양배추 소시지 덮밥’ ‘소시지 깻잎 컵밥’ 등을 활용하면 좋다. 핫도그에 넣을 소시지도 굽거나 볶지 말고 데쳐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적색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인 남성과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식품 섭취와 함께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암협회는 암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유발되므로 한 가지 음식이 암을 유발한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힌바 있다. 질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므로 건강관리에 유념하여야 한다. 건강을 해치는 원인에는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요인, 환경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밝혀져 있다.
우리는 매일 필요한 40여 가지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하여 30종 이상의 식품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생 동안 약 25톤에 달하는 많은 음식을 먹는 당신의 몸은 당신이 먹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You are what you eat.), 즉 당신의 몸은 당신이 섭취한 음식들의 결정체라는 것을 명심하면서 올바른 식생활 관리를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