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위대가 일본인 구출하겠다고 한반도에 들어온다면?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일본 방위상이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에 따라 미군을 도와 북한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하여 소란스럽다. 북한에서 미사일이 날아올 경우 반격하는 일본의 자위권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본 자위대가 북한 땅에 들어가는 것은 “휴전선 이남만 실효적 지배를 하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중대한 오류요, 도전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전쟁 중 극단적으로 몰리고 있어 일개 대대의 원군도 아쉬운 상황에서도 일본군이 한반도에 상륙한 경우 남북한 전쟁을 그만두고 일본과 싸우겠다고 나섰다. 이것이 일본군의 한반도 진출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본자세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사령관에 있다. 물론 연합사령관은 독단으로 작전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국가 및 군사지휘통제부(NCMA)의 지령에 따른다.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 전구(Korean Theater of Operation)를 선포하는 연합사령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미 국가 및 군사지휘부의 지시에 따르는 연합사령관은 이 일을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승인할 수 없다. 일본군이 한반도에 발을 디디는 문제는 “한국정부가 휴전선 이남을 관할하고 있다”는 해석을 담은 듯한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과는 다른 문제다. 미국의 성김 동아태 부차관보는 “일본 자위대가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 작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일본 정부는 한미연합군체제의 구조와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비전투요원 철수작전(NEO)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이 제일 먼저 시행하는 작전으로 주한 미국 민간인들은 을지포커스 훈련기간 중에 도상훈련도 한다. 일본 자위대가 일본인을 구출하겠다고 들어온다? 중국군이 조선족을 구출하겠다고 들어온다. 러시아도? 전쟁이 벌어지면 한국공역은 내도하는 압도적 미국 해군 공군 해병대 항공기로 그렇지 않아도 포화상태다. 공역관리를 위해 연합사령관은 일본인 구출작전을 허가할 여력이 없다. 하물며 일본 자위대가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인) 북한지역으로 진입하는 것은 전쟁이다. 일본의 평화헌법은 교전권을 부인하고 있다.

일본의 북해도와 러시아의 연해주 사이의 북방 4열도는 러시아와 일본이 합의해서 해결할 문제로서 한국 정부는 그 결정에 따른다. 스프레틀리 제도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이 협의하여 해결해야 하는 분쟁지역이다. 일본은 독도도 이러한 상태로 만들려 해왔다. 그러나 독도는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넘어) 제주도와 같이 한 치의 문제가 없이 대한민국이 소유하고 있는 영토다.” 이것은 일본의 오키 제도에 대해 우리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메이지시대 초기 일본에 병합되었으나 태평양전쟁 후에도 원상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류쿠 왕국, 오키나와는 또 다른 문제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 후에 일본 방위성이 공개하지 않기로 한 사안을 언론에 흘렸다는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서 버릇을 고쳐야 한다. 이런 일은 남북한 협상 간에도 없던 일이다.

외교부와 국방부 정책담당 부서는 평시에도 전쟁 중이라는 엄중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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