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펠르랭 문화장관·차두리·강수진·김연아 등 ‘무한정진’의 표상···’비정상의 정상화’ 왜 이리 먼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의 옆에 선 펠르랭 문화장관의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물론 입양아인 그녀의 성공은 프랑스 문화, 정치의 산물이지 한국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한국인의 피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자랑하고픈 치기(稚氣)가 발동한다.
차두리가 선수로서 은퇴했다. 한 세대 전 아버지 차범근이 국민을 흥분시켰던 기억이 새롭다. 앞으로 차두리가 지도자로서도 대성하기 바란다. 축구계, 나아가 한국 체육계의 풍토를 일신하는 데 일조하기 바라며, 나아가 히딩크와 같이 선수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도자로 성장해나가기 바란다.
발레리나 강수진이 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을 은퇴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고별공연을 갖는다. 발레리나로서 그녀에 대한 평가는 그의 터키인 남편이 찍어 공개한 그녀의 ‘징그러운 발’이 무한정진을 상징한다.
피겨 스케이팅으로 세계인의 숨을 멈추게 한 김연아는 의심할 것 없이, 한국이 낳고 기른 꽃이다. 앞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대중화하고 꿈나무를 양성하는 지도자로서, IOC 위원으로서도 세계적으로 성장해주기 바란다.
한국문학의 지도를 그려낸 김윤식의 147권의 저서는 압도적이다. 가히 大家라는 표현은 그에 걸맞다. 그에게 평생의 취미는 ‘글을 읽고 쓰는 것’이었다. 글을 써본 사람은 그의 필생의 정진을 안다. 그의 압도적 권위에 도전하는 제자도 있는 모양인데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으나, 자기도 극진히 노력하여 언젠가 스승을 넘어설 각오와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의 무한정진은 일본인들이 잘 쓰는 표현인 ‘일생현명(一生顯命)’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본인은 어느 분야에서나 최고를 목표로 진력하는 사람이 많으나, 우리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를 좋아하는 흐름이 많은 풍조이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국가의 명운과 국민생활을 좌우하는 정치의 영역에서는 유달리 이만한 인물이 없다. 정치는 가히 삼류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정치인은 자기가 크는 것도 중요하나 키우는 제도와 분위기-국민의 바른 선택-가 중요하다. 정치는 의사당에서 배워야 한다. 당에서는 초선을 당 대표로 뽑는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구조조정을 하려고 예산까지도 배정하려는데 막상 정부에서는 반대라고 한다. 급한 용처가 많다고 하는데 이보다 급한 일이 어디 있는가? 이야말로 우리 국가 의사결정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무현이 ‘재미 좀 본’ 세종시가 온 정부를 마비시키고 있는데 수뇌부인 청와대의 구조만이라도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하지 않은가?
중국과 대만의 양안 정상이 66년 만에 첫 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재확인했다. 세계는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리만 ‘비정상을 정상화’하는데 뒤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