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빠진 TPP···갈팡질팡 윤병세 외교장관, 좌충우돌 김만복 전 국정원장 ‘공통점’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동맹인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trtnership)가 출범하였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참여한다고 하였을 때 당연히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도 참여하는 줄 알았는데, 한국만 쏙 빠졌다.

동맹은 공동의 위협인식을 바탕으로 성립하되 공동의 이익(common interests)도 공유하여야 한다. 우리의 외교 안보는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중국과의 친선우호관계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에 발을 디디면서도 태평양을 향해 나가는 국가라는 지정학적 성격은 국가전략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큰 전략적 실수다. 이러한 소극적 자세가 어느 정부로부터 시작되었느냐를 보자. TPP를 출범시키기 위한 협상은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시작되어 이명박 정부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타결되었다고 한다. 협상이 진행되고 미국과 일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외교당국이 미적대고 있었던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실수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내걸었던 노무현 정부에서는 그렇다 치자. 다음 정부에서라도 자세를 바꾸어 참여했어야 하는데 여전히 꾸물대고 있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은 정권 차원의 실수라기보다도 직업 외교관 전체의 태만이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문제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중앙정보부에 들어가 내부에서 성장해서 원장에 이른 사람이다. 그는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정보기관의 본령에 정통할 것이다. 전에도 몇 번이나 말을 바꾸며 우왕좌왕하더니 이번에도 비틀비틀하니 이병호 원장이 대노하여 사법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한 모양이다. 정보기관에서 같이 성장해온 사람으로서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최초의 3사 출신 합참의장이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여 말썽이다. 개인적으로는 5.16은 국민혁명으로 승화되었다고 생각하였으나(2001년 논문을 쓰던 때에는) “대법원 판결에는 군사정변이라고 규정되어 있다”고 하면 될 것을 이렇게 쩔쩔 매는 것을 보니 앞으로 힘들게 생겼다.

정치권만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 정당은 이러이러한 정강정책을 가지고 이러한 인물을 국민 앞에 내놓겠다는 것을 제시하여 국민의 신임을 묻는 결사체다. 설사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하더라도 어떻게가 문제다. 여론조사? 소가 웃을 노릇이다.

외교관(diplomatic service), 정보기관(intelligent service), 군(armed service)은 국가의 기간(service)이고 대표적 프로집단이다. 프로는 전문성이 기초다. 자기 직업에 대한 긍지와 책임감이 기반이 되는 도덕성(integrity)은 물론이다. 국민의 뜻을 묻고 모아가는 정치가 잘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그러나 통치가 잘 되려면 각 분야의 전문가가 버텨주어야 한다. 강국, 선진국은 프로들이 버티는 나라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기간조직을 잘 키우고 활용하여 이 나라를 이만큼 키워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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