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진단·치료②] 시금치·당근·콩 등 채식과 반신욕·스트레칭 필수···중년남성 연1회 검진해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개를 훈련시켜 사람의 소변 냄새를 맡았을 때 전립선암 환자의 소변을 발견하게 되면 반응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 ‘의료진단견(MDD)’ 단체가 실시한 초기 연구에서 93%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개를 이용한 진단법이 실용화된다면 암 진단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개가 후각으로 암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암이 특별한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즉, 암이 생기면 인간의 대사(代謝)과정이 변형된다. 이때 발생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의 냄새를 개 구별한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혈액에 섞여 몸속을 돌아다니다 소변이나 날숨 등을 통해 배출된다.

그러나 개가 냄새를 맡는 물질의 정체가 무엇이며, 단 하나의 냄새인지 또는 여러 화학 물질이 섞인 것에서 나오는 것인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살아 있는 동물은 매일 컨디션이 달라지는 등 암 검진의 일관성과 정확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다.

최근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ph)는 브래드포드대학교의 리처드 모건 박사와 서리대학교의 하데브 판다 박사가 공동으로 소변으로 전립선암의 진단 뿐 아니라 종양 크기까지 알 수 있는 전립선암 소변검사법을 소개했다. 이 검사법은 소변 속의 EN2 단백질을 검출하는 것으로 정확도가 PSA검사보다 2배 이상 높은 약 90%에 달한다.

EN2 단백질은 전립선 정상세포에는 없다가 종양이 자라면서 나타나기 시작해 점점 증가한다. EN2 단백질의 양은 바로 종양의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검사법으로 전립선암 종양의 존재와 그 크기까지 알 수 있다. 이 소변검사는 불과 몇 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소변검사법은 지난 5년 동안 7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결과로 만들어졌다.

모건 박사는 전립선암은 대개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종양이 완두콩보다 크기 않으면 그대로 두고 3-4년에 한 번씩 모니터링만 해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립선 생검으로 전립선암을 확진한다. 전립선 생검은 전립선암을 확진할 수 있으며, 암의 크기, 위치, 분화도 등에 대한 정보를 주어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검사이다. 전립선 생검은 약 15분 정도 소요되며, 조직검사 전에 감염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1-2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한다.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국소성 전립선암의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이며,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암의 경우에는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전립선암이 진행되어 전이될 경우 뼈로의 전이가 흔히 발생하며, 뼈로 전이되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차바로(Jorge E. Chavarro) 교수(영양학 역학) 연구팀이 전립선암 환자 926명을 대상으로 14년간 관찰하였다. 결과는 적색육(赤色肉), 가공육(加工肉), 고지방 유제품(乳製品) 등 고지방식품 섭취량이 상위 25%에 해당하는 그룹이 하위 25%에 해당하는 그룹에 비해 전립선암 사망위험이 2.53배 높았다.

전립선암이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잘 생기므로 미국 암학회는 ‘전립선암 예방 식사’를 권장하고 있다. 내용은 △고지방의 붉은 고기를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 짜기 △매일 채소와 과일을 5회 이상 섭취하기 △토마토를 케첩이나 소스처럼 익힌 상태로 섭취하기 △곡류, 콩류 섭취하기 △항암 항염 작용을 하는 셀레늄과 미네랄 제품 섭취하기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비타민A 과잉 섭취 자제하기 등이다.

전립선암에 좋은 식품은 항산화(抗酸化) 물질인 라이코펜(lycopene)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 대표적으로 토마토, 수박, 딸기 등을 꼽고 있다. 라이코펜 성분은 전립선 상피 세포를 보호하며, 체내 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토마토는 조리과정을 통해 라이코펜이 분해 되어 체내 흡수가 30% 증가하므로 조리하여 먹는 것이 좋다.

마늘의 알리신(allicin) 성분은 전립선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고 암세포 크기를 줄인다. 시금치, 당근 등 녹황색 채소와 된장, 두부 등 콩류도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편 육류, 유제품 등 고지방식은 전립선암 세포 발생을 촉진하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여야 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전립선 건강을 위해 소변을 참지 않고 배뇨할 것을 권장한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방광과 주변 근육 기능이 약해져 배뇨장애로 이어지고 전립선질환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호르몬 체계가 불안정해지면 전립선 세포 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매일 20분씩 따뜻한 물(섭씨 35-40도)에 좌욕을 하면 좋다.

오래 앉아있는 것은 금물이므로 두 시간마다 15분씩은 반드시 일어서서 하체의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전립선 압박을 줄여주는 전용 안장을 사용하도록 한다. 주 2-3회 정도 성생활을 통해 정액을 원활하게 배출시키도록 한다. 반신욕과 온찜질은 회음부(會陰部) 근육을 적당히 이완시켜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에 좋은 ‘골반 체조’는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힌 채 엉덩이를 천천히 들었다가 내려놓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한다. 이 체조는 골반근육이 강화되어 전립선질환 예방과 성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하여 50대 이상 남성은 매년 한번 전립선암 검진(전립선 특이항원검사, 직장수지검사)을 받도록 하며, 특히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40대부터 매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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