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통일한국 국호는 ‘아사달’, 수도는 파주 교하를 제안하는 이유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대학생들이 한반도미래재단 주관으로 통일 한국의 국호를 정하는 모의국회에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통일이 남북간의 합의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고서, 대한민국, 대한조선, 한반도민주공화국의 세 안이 나왔는데 ‘한반도민주공화국’이 나와 압도적 다수로 채택됐다. 우리 청년들의 정치의식 성향과 수준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관련 사안에 대한 정확하지 못한 주장들을 검증하지 않고 진행하는 점은 현 국회와 상태와 비슷한 것이라 고소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론이 주는 메시지는 확실했다. 통일한국은 대한민국도, 조선도, 아닌 제3의 국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가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가? 일제 강점기 일본은 조선인을 반도인(半島人)이라 불럿다. 미국인이 흑인을 nigger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한반도는 본래 지리적 개념이다. 대륙도 아니고 해양국가도 아닌 반(半) 섬(島)을 반도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 역사는 대륙이나 섬나라에 의하여 움직여온 것이라는, 한국 역사의 자율성을 부정할 때 반도라는 것이 강조되었다. 이처럼 ‘한반도’는 별로 자랑스러운 명사가 아니다. 하물며 통일한국의 국호로 삼기에는 어림도 없다. 우리 젊은이들은 이러한 배경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아사달’(阿斯達)이 어떨까? 아사달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처음 나온다. 단군이 아사달에 나라를 세웠다. 조선(朝鮮)은 아사달을 아역(雅譯)한 것이다. 통일한국을 그냥 ‘아사달’이라고 부르자. 민주공화국이라는 국체와 정체를 굳이 국호에 덧붙일 것도 없다. 미국은 각주가 모였으니 합중국(United States)이라는 국호를 쓰고, 영국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쳤으니 연합왕국(United Kingdom)을 붙이지만, 이탈리아는 그냥 이탈리아이고, 캐나다는 캐나다다.

국기는? 한반도기는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해 급하게 만든 것인데 국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캐나다의 지혜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는 영국과 프랑스의 두 가지 요소를 같이 상징하기 위해 실용적 지혜를 발휘하여 영국의 유니온 잭을 빼고 전혀 새로운 모티브를 잡아 ‘단풍을 담은 국기’를 제정하였다. 산뜻하고 이론이 없었다. 우리도 백남준과 같은 천재적 작가에게 국기 도안을 맡겨서 국회에서 결정해보자.

통일 한국의 수도는 어디로 하면 될까? 이 문제는 비교적 쉽다. 서울과 평양의 중심에 있으며 풍부한 수량과 산이 있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을 끼고 있으며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끼고 있는 곳, 즉 파주의 교하(交河)가 좋겠다.

학생들은 평화적 합의통일을 전제하고 있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도 이러한 구도를 전제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그러나 실제 가능성은? 제로에 접근할 것이다. 통일은 거의 독일 통일과 같이 전개될 것이다. 동독이 연방독일에 편입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통일독일의 국호는 서독 국호 그대로 독일연방공화국이고, 국가, 국기도 그대로이다. 수도만 본에서 베를린으로 옮겼다. 이것이 가장 가능성이 큰 예상, 전망일 것이다.

통일은 광복의 완성이다. 이제 광복 70년, 광복 100년은 반드시 통일된 대한민국을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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