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DMZ생태공원 성공을 위한 3가지 제언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조선시대 중국사신이 경복궁을 가리켜 삼각산 밑의 일개 와옥(一介 瓦屋)이라고 했다고 한다. 북경의 자금성을 보니 그런 말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국의 수도나 정부의 위치는 국가위신과 국민 비전 및 기상을 표상하고 있는 국가의 대표적 브랜드의 하나다. 북한산과 같은 명산을 조산(祖山)으로 하고 관악산과 같은 악산(嶽山)을 안산(案山)으로 하며, 한강과 같은 큰 강을 끼고 있는 서울은 세계의 수도 가운데 드문 입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의 한양은 남한 수도(首都)로는 족했지만 통일한국 천년의 수도, 동아시아의 허브로서는 미흡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파주시 교하(交河)가 통일한국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는 전 서울대 최창조 교수의 주장에 관심이 있어 돌아보니 과연 길지이다. 서울과 개성의 중간에 위치하여 북으로 개성의 송악산(松嶽山), 남으로 북한산(北漢山), 서로는 강화의 마니산(麻尼山)에 둘러싸이고, 호호탕탕(浩浩蕩蕩)한 한강과 북한에서 내려오는 임진강과 예성강이 합치고 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지척이라 강이 없는 북경이나 산이 없는 도쿄보다 훨씬 웅도(雄都)가 될 만한 곳이다.
계룡대에 3군본부가 들어선 것도 수십년이 되었다. 육군본부를 가보니 참모총장실은 말할 것도 없고, 참모부장들의 사무실이 으리으리해 내역을 물어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수도이전을 추진할 때 정부가 들어설 자리로 준비된 것이라 한다. 총장실은 총리가 집무할 방이고 참모부장실은 모두 장관실로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자운대(慈雲臺)에 들어서게 되어 있었는데 바로 최제우의 수운교(水雲敎)의 성지(聖地)라 한다.
이처럼 한 나라의 수도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뿐 아니라 조상의 얼과 지혜가 서린 영지(靈地)가 되어야 한다. “한번 해본 소리로 재미를 본” 이야기에 고집 피울 일이 아닌 것이다. 그 기준은 한 지역만이 아니라 전 국민을 생각해야 하며, 현재만이 아니라 수천년을 살아갈 후손들을 생각하는 대계(大計)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조만간 닥쳐올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 동포들이? 마음의 위안을 누릴 수 있는 통합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제를 접근하고 준비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DMZ환경생태공원은 신선한 구상이다. 선진국은 성장이 아니라 환경이다. 우리도 녹색당이 나와야 할 때다. 이 DMZ 양쪽 2km씩 남북 4km, 동서 155마일의 공간에는 3천여종의 야생동식물을 비롯하여 상당한 멸종위기종이 온존되어 있다. DMZ는 쉽사리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많지는 않지만 지뢰를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경의선ㆍ동해선을 연결하는 공사를 하면서도 수백개의 지뢰가 나와 폭파시켰다. 지뢰제거는 최첨단기계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첫째, 전부 병력으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이 동안은 남과 북 사이에 서해대교, 인천대교와 같은 다리로 연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무장지대는 그대로 보존되어 세계에 드문 환경생태공원이 조성될 것이다. 둘째 지뢰제거가 확인된 공간에는 유엔사무소 등을 유치한다. 셋째, 최우선적으로 통일이 되기 전에라도 경원선이 연결되어 수도권에서 바로 금강산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개척되어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게 될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일을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대계를 세워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