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훈훈한 세상] ‘덕인'(德人)이 되기 위한 10가지 조건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회 명예회장] 덕인(德人)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남에게 의로운 일을 베푸는 사람”이라고 돼있다. 한 마디로 매력만점인 사람이다. 우리 ‘덕화만발’에서 지향하는 인간상이 바로 덕인이다. 그래서 덕인들이 덕인임을 확인하고, 덕인의 일을 세상에 펼치기 위해 우리는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정의(情誼)를 건네기 위해 ‘덕인회’(德人會)를 창립했다.
덕인은 원(願)은 큰 데 두고, 공은 작은 곳부터 쌓는다. 그리고 대우에는 괘념치 않고 오직 공덕 짓기에 힘을 쓴다. 그러면 큰 공과 큰 대우가 자연히 돌아온다. 그래서 우리 덕인은 한 세상 살고 갈 때 세상에서 몰라준다고 탓하지 않는다. 진리는 공정한지라 쌓은 공이 무공(無功)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덕인은 의(義)가 넉넉하고 덕(德)이 넉넉하다. 그런데 이렇게 매력적인 덕인이 되려면 여러 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그 몇 가지를 공부삼아 알아보자.
첫째, 덕인은 조금 바보 같이 살아간다.
야박하고 각박한 사람은 덕인일 수 없다. 내가 조금 밑지고 조금 손해 보며 내가 조금 못난 사람이라야 사람이 모인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둘째, 덕인은 무조건 베푸는 사람이다.
이 세상 최고의 공덕(功德)은 보시다. 땀 흘려 번 재물을 보시하는 것도 좋다. 재물이 없다면 몸으로, 육신도 여의치 않으면 정신으로라도 아낌없이 베푸는 것이다.
셋째, 덕인은 맨발로 뛰며 헌신한다.
덕인은 앉아서 말로 베푸는 것보다 맨발 벗고 뛰면서 베푼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세상 어디라도 달려가 헌신하고 봉사하며 정열을 불사른다.
넷째, 덕인은 좋은 인상을 유지한다.
첫 인상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쉽게 나쁜 쪽으로 바뀔 수 있다. 열 번 잘하다가도 한번 잘못하면 나쁜 이미지로 낙인찍히게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덕인은 교만하지 않다.
갈등을 줄이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다른 것=나쁜 것’이라는 공식을 삭제해야 한다. 겸양 이상의 미덕은 없다. 몸을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다.
여섯째, 덕인은 이해와 용서를 할 줄 안다.
사람들은 옳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며 잘못을 용서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덕인이고 대인(大人)이다.
일곱째, 덕인은 사람이 들어올 틈을 열어놓는 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만든다. 사람들은 상대가 틈을 보일 때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누군가가 다가오게 하려면 빈틈을 마련해 둬야 한다.
여덟째, 덕인은 말을 조심한다.
차마 해서는 안 될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그 질이 다르다. 다른 사람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습관은 당장 고쳐야 한다.
아홉째, 덕인은 사과는 먼저하고 변명은 나중에 한다.
먼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해명은 그 다음에 할 일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한다. “모든 것이 네 덕이고 내 탓”임을 잊으면 안 된다.
열째, 덕인은 언제나 감사생활을 한다.
감사란 그냥 저절로 느껴지는 게 아니다. 배우면서 훈련해야 한다. 감사란 고마워하기를 선택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원망 까지도 감사로 돌리는 것이다.
어떤 선사(禪師)가 제자와 함께 길을 가는데 제자가 질문을 했다. “스승님, 진리란 길가에 조약돌처럼 널려 있다 하시면서 아까는 어디에나 진리는 있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러한 진리를 터득하지 못할까요?” 선사가 답했다. “진리는 조약돌처럼 많지만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지 않기 때문에 그 돌을 주울 수가 없지”
그렇다. 허리를 굽혀 자기를 낮추어야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706년 극빈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후에 위대한 정치가요, 과학자요, 사상가가 됐다. 피뢰침을 발명헸으며, 미국의 독립선언서 기초문안을 작성했다. 그는 “성공은 물질이 아니라 겸손과 창조적인 마음”이라고 했다.
젊은 시절 그는 급하게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다 머리를 부딪친 적이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충고했다. “젊은이, 당신 앞에 놓여있는 세상을 살아갈 때 겸허하게 허리를 굽히시오. 그러면 충돌을 모면할거요.” 겸손처럼 좋은 덕목이 없지만, 참으로 배우기 어려운 것이 겸손이다. 그런데 겸손이란 허리를 굽힐 때 받을 수 있는 선물이다.
덕인이 되기란 결코 어렵지 않다. 능히 육도(六道, 天道 人道 修羅 畜生 餓鬼 地獄)와 사생(四生, 胎生 卵生 濕生 化生)을 감화(感化)시킬 근본이 이 덕이다. 덕 이상 큰 것은 이 세상에 없다. 그래서 참다운 덕인은 밝을 자리에 능히 밝고 어두울 자리에 능히 어두울 줄 안다. 그래서 덕인은 매양 나만 못한 사람에게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의 열 가지 덕목만 실행하면 누구나 덕인이 될 수 있다. 덕인이 모인 곳은 아름다운 인정의 꽃이 핀다. 그야말로 덕화가 만발한다. 덕인들이 모여 이 메마른 세상에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 ‘덕인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덕인이 모인 곳에는 정(情)이 통하고 의(宜)가 통한다,
‘덕화만발’ 가족이면 누구나 ‘덕인회’에 가입하여 덕인이 될 자격이 있다. 그 마음에 한 생각의 사(私·邪)가 없는 사람이 곧 시방세계(十方世界)를 소유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