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만 70세까지 임플란트·틀니 의료보험 적용돼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6월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치아의 날’이라고도 하는 구강보건의 날은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현,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6세의 ‘6’과 어금니(구치, 臼齒, molar) ‘구’를 숫자화한 ‘9’를 더하여 6월9일로 정하였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치아를 위턱과 아래턱에 길게 한개 씩을 만들지 않고 32개의 각기 다른 모양으로 만든 섭리는 개개 치아(앞니, 송곳니, 작은어금니, 큰어금니)의 역할 외에도 치아가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았을 때 충격의 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치아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뿌리 형태가 다르며, 특히 어금니는 여러 개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여러 방향으로부터 주어지는 저작력(詛嚼力)을 치아가 잘 지탱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을 포함하여 포유류는 성장하면서 어릴 때 사용하던 젖니를 간니(영구치)로 교체한다. 사람은 출생 후 6-7개월에 유치(乳齒)가 나기 시작하여 상하 각각 10개씩 모두 20개의 치아가 생긴다. 만 6세 무렵부터 유치가 탈락한 자리에 영구치가 나오며 유치에는 없던 어금니들이 유치열 뒤쪽에 새로 나와 사랑니를 포함해 상하 각각 16개씩 32개 치아가 생긴다.
구강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개인이 하고자 하는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편안하고 기능적인 치아상태를 조성하고 유지하여야 한다. 치아가 나쁘면 저작능력이 떨어지고, 타액분비량 감소, 소화불량 등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안면 심미성 상실과 발음 장애로 인하여 대인관계를 위축, 사회적 고립을 야기하게 된다.
일본에서 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치아가 18개 이상 남아있으면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치아 수가 적은 사람보다 삶의 질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가 건강하면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이 뇌의 퇴화를 늦춰 기억력이 유지되고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금년에 제70회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치아관리의 중요성과 구강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KDA)는 매년 구강보건의 날이 속하는 1주간을 ‘구강보건주간’으로 지정하고,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무료구강검진 등 다양한 구강보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서울시 마포구보건소에서는 ‘구강보건주간’ 동안 치아의 날 행사, 치아사랑 클리닉, 구강보건 인형극 공연, 구강캠페인 등을 실시한다. 6월8일과 11일엔 마포구보건소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치아사랑 클리닉’을 열어 구강검진, 치아 세균막검사, 불소(弗素)도포, 구취 측정 등을 실시하며, 9일 오전에 ‘치아의 날’ 행사를 마포구청 어울림마당에서 개최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동 약 900명을 대상으로 연극을 통해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내용의 인형극 ‘어금니 공주와 충치 마왕’을 10일 구청 대강당에서 공연한다.
그리고 12일에는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구강검진 및 불소도포, 의치 관리법 및 구강 관련 용품의 올바른 사용법 안내 등을 실시한다. 우리나라애서 의치(틀니, artificial tooth)를 사용하는 인구는 400만명이 넘으며,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한 명꼴로 틀니를 사용하고 있다.
치과의사들은 틀니를 처음 맞추는 사람에게 틀니 전용 칫솔과 치약을 사용하고, 잠을 잘 때에는 틀니를 빼서 미지근한 물에 담가서 보관하며, 틀니가 잘 맞지 않거나 구내염이 생길 경우에는 치과를 찾아 틀니 점검을 받도록 교육을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연마제(硏磨劑) 성분이 들어 있는 일반 치약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틀니를 닦으면 틀니가 긁히고 닳게 된다. 또한 긁힌 틈에서 세균이 자라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다른 치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틀니 전용 세정제로 닦아야 한다.
틀니를 제대로 잘 관리하면 평생을 사용할 수 있지만, 관리를 잘못하면 틀니를 맞춘 지 1년도 되지 않아 수리를 하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틀니를 다시 맞추어야 한다. 틀니가 완벽하게 입천장에 붙지 못하여 덜컹거리고 제대로 씹지 못하면 치과에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치아는 우리 몸의 조직 중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이며, 구성성분은 거의 대부분 무기질로 돼 있다. 자기 고유의 세포와 조직을 가지고 있는 ‘자연 치아’는 음식의 온도, 딱딱한 정도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작 시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외부자극에 대한 대처능력이 우수하다.
또한 자연치아는 ‘인공 치아’와 달리 치주인대의 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어 음식을 씹을 때 쿠션역할을 하기 때문에 울림현상이 없고, 씹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치주인대는 세균침입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하므로 치주질환(잇몸병)이 이환되더라도 그 진행 속도가 인공치아에 비해 현저히 느리며 치료도 잘 된다.
치아와 치조골(턱뼈) 사이에 있는 치근막은 치아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충시켜 주고 이러한 자극에 의해 주변 뼈의 생성을 촉진하는데 인공치아에는 이러한 기능이 없다. 따라서 치아를 잃게 되면 턱뼈가 줄어들고 얼굴이 합죽해져 노인의 얼굴 형태로 변한다. 또한 잃어버린 자연치아 자리에 인공치아를 해 넣어도 발음이 어눌해진다.
우리 몸에서 치아는 점막 상피를 통과하는 유일한 기관이므로 치아를 통해 세균이 침범할 경우에는 직접 몸속으로 감염되는 경로가 된다. 혐기성 세균이 침입할 경우에는 혈관을 타고 우리 몸의 곳곳에 퍼져 전신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입 속에서 혐기성 세균은 건강한 치아를 가진 정상인은 거의 발생하지 않으나 충치, 잇몸병(gum disease), 잘못된 신경치료 등이 있는 치아에서 생길 수 있다. 또한 조립형 임플란트에 혐기성 세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즉 임플란트를 잇몸 아래 안쪽에서 조립하므로 혐기성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공간이 형성된다.
요즘 국내 임플란트 시술 건수는 한해 50만건이 넘으며, 시술되는 임플란트의 대부분이 조립형 임플란트이다. 임플란트 시술이 증가 할수록 임플란트로 인한 혐기성 세균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구강 내 세균의 감염과 관련된 전신 질환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구강질환 중 대표적인 것은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이며, 국민건강보험 외래 진료건수 및 의료비 지출순위에서 10위 안에 포함된다. 구강질환은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하여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질병 초기에는 통증이나 불편함을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치아우식증은 인류의 문화수준과 정비례해 과거에는 문화병의 일종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치아우식증은 아동기에 급증하며, 성인이 된 후에는 점차 증가 추세가 둔화된다가 중장년기 이후에 다시 급증한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아우식증은 일단 이환되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므로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주질환이란 치아주위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청소년기 이후부터 발생하여 계속 증가하며, 당뇨병 등 전신질환이 있으면 호발 한다. 효과적인 예방책은 유아기와 아동기에 교육을 통해 올바른 칫솔질이 생활습관으로 형성되도록 한다.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치아건강 관리를 받아야 한다.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은 개인의 예방법과 아울러 집단에 대한 예방법을 실시하여 효과가 입증되어 선진국에서는 예방위주의 다양한 구강보건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구강보건법’을 제정해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구강보건교육 및 홍보, 불소용액 양치질, 불소도포 및 스케일링, 구강보건센터 및 구강보건실 설치 운영,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금년 7월부터 틀니와 임플란트 보험 대상이 만 70세까지 확대되는 것은 노인들의 구강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신의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므로 평소 구강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치주질환)를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칫솔질을 생활화하며,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잇몸이 정상적인 사람은 1년에 2번 정도, 담배를 피우거나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은 1년에 3회 이상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