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무학(無學)’ 모친과 IDEO사의 공통점은?
지리산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모친은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글도 깨치지 못했지만 당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들은 몸으로 배워 그것을 실천하고 산다고 한다. 주로 촌에서 농사짓고 자식 키우는 것이 대부분으로 이것은 온전히 그 자체가 된다.
요즘 각광을 받는 전문가가 인터랙션 디자이너다. 이들은 경험과 서비스, 시스템 등의 비물질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한다. 고객 리서치, 컨셉츄얼 모델링, 아이디에이션,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한 프로토타이핑 등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전 과정을 아우르며 디자인씽킹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디자인한다.
디자인씽킹은 디자인이노베이션 기업인 ‘아이데오(IDEO)사’의 대표적인 방법론 중 하나로 이미 10여년 전 미국에서 유행했던 개념이다. IDEO=Design Thinking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IDEO를 대표하는 혁신 방법이다.
디자인씽킹은 6개 프로세스로 이루어 지는데 ①관찰, 공감, 협력하여 ②영감을 얻어 정의하고 ③통합적 사고, 수렴을 통해서 ④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⑤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⑥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해 최선의 답을 얻는 것이다.
[아시아엔=이원섭 마케팅컨설턴트] 필자는 요즘 미술과 관련이 있는 용어들에 관심이 많다. 특히 디자이너, 큐레이터라는 말에 의미를 두고 여러 생각들을 해본다.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남에게 전달할 때 과연 그것의 본질을 제대로 맞게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들을 하고 있다. 화자(speaker)가 있고 청자(receiver)가 있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는 필자는 어찌 보면 화자의 입장에서 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도달시키느냐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필자가 평소 참 좋아하는 말이 있다. “보이는(아는) 대로 보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보인다는 의미는 오감 중 단순히 시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뇌에까지 전달되어 판단하고 입을 통해 남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을 말합니다. 우리 인체에서 시각 기관은 빛 감지, 단일 영상 형성, 다차원 형상 깊이와 간격 지각, 물체 파악과 분류, 신체동작 구현 등의 여러 복잡한 기능과 과정을 거쳐 본다고(보았다고) 단순하게 표현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일차원적인 시각적으로 본 것(정보) 이외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더 중요한 현상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학습에 의한 자기만의 심리학적인 특성이다. 유치원 아이들이 보는 것과 학생 그리고 직장인들이 본 것을 표현하는 것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시간과 공간과 인지한 것들의 차이가 있기에 다르게 발현이 되는데 이를 통틀어 시각(visual perception)이라고 한다.
오래 전 유행하고 또 최근 SNS를 통해 꾸준히 반복되고 있는 캠브리지대학의 ‘아는 대로 보고 읽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 단어에서 글자가 어느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고 처음 시작하는 단어와 마지막 단어가 바르게 되어 있는가에 집중해 그 문장을 이해한다. 즉 중간에 어느 글자가 잘못 배열되어 있어도 글자 하나하나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두뇌 속의 단어를 연상해 그것으로 인식하고 글자가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문장의 주제와 뜻을 파악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러니 학습정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평소 자기가 안다고 하는 관습의 표현이 종합적으로 당연하게 표출되는 것이다. 이 관습이 주는 편안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바로 변화이며 혁신이다.
“알다(알고 있다)”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사전에 나온대로 옮겨본다. ①무엇의 어찌한 바를 배우거나 혹은 경험을 통해 깨달아 익히고 있다 ②사람이나 무엇과 사귀어 얼굴이 익숙하다. ③무엇을 무엇으로 (잘못) 여기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③번이다. 말로는 깨달았다고 하는 데 여기에는 많은 오류가 있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지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앞선 사람이 쓴 글이나 강연을 통해 배운(익힌) 간접지식이 있고 몸소 내가 실천해 경험을 통해 배운 직접지식이 있다. 간접지식은 전달하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어(그들도 이미 그렇게 배운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의 안다는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보면 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경험한 지식은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
지리산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모친은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글도 깨치지 못했지만 당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들은 몸으로 배워 그것을 실천하고 산다고 한다. 주로 촌에서 농사짓고 자식 키우는 것이 대부분으로 이것은 온전히 그 자체가 된다.
우리가 인지교육 등을 통해 아는 것은 ③번처럼 잘못 아는 것들을 만들어 낸다. “농담을 진담으로 알아듣는다”는 말에서도 분명히 “안다”는 표현을 한다. 자기가 아는 인지 수준에서 진담인지 농담인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당연히 제대로 알아들으려면 여러 상황, 경우 등을 통해 스스로 겪어 본 사람은 정확하게 판단을 하지만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순수한 아이들은 그런 고도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구체적 속뜻을 이해할 수 없다.
서두를 이리 길게 말한 이유는 한창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디자인 씽킹” “관점을 디자인하라” 등 디자인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다. 디자인은 현대에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오래 전 원시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예측불허이고 요즘처럼 편한 도구나 환경이 없었던 시절, 자연의 힘을 이용하려는 염원에서 디자인이 나왔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도구를 만들고, 추위나 더위를 피하는 집을 만들고, 두려움과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주술을 만들고, 자기 생각을 나타나기 위해 바위에 그림이나 흔적을 만들고 등등…이 작업들이 다 디자인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의 뜻을 담은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했다. 즉 디자인은 표현하고 성취하는 수단이다. 미술에서만 통용되는 작은 의미의 디자인이 아니라 원시시대부터 어원 자체가 삶이라는 아주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니 디자인 씽킹이나 관점을 디자인하다라는 말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관점(Perspective, fixed point)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로서 사물과 현상에 대한 견해를 규정하는 사고의 기본 출발점이다. 최근 SNS 상에서 필자가 본 같은 내용, 다른 관점의 사진이다. 여러분은 두 관점 중 어느 관점이 자기와 비슷하다고 느끼시는가?
이 두 가지 관점은 틀리고 맞고가 없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가 그동안 어떤 아는 것을 가지고 있고 생각의 프레임을 어떻게 가지고 있느냐에 따른 다름일 뿐이다. 이 다름을 인정하면 다 맞는 것이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즉 프레임이 다르면 특정한 방향으로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특정 프레임을 돌리면 나는 물론 상대의 생각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요즘 각광을 받는 전문가가 인터랙션 디자이너다. 이들은 경험과 서비스, 시스템 등의 비물질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한다. 고객 리서치, 컨셉츄얼 모델링, 아이디에이션,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한 프로토타이핑 등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전 과정을 아우르며 디자인씽킹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디자인한다.
디자인씽킹은 디자인이노베이션 기업인 ‘아이데오(IDEO)사’의 대표적인 방법론 중 하나로 이미 10여년 전 미국에서 유행했던 개념이다. IDEO=Design Thinking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IDEO를 대표하는 혁신 방법이다.
디자인씽킹은 6개 프로세스로 이루어 지는데 ①관찰, 공감, 협력하여 ②영감을 얻어 정의하고 ③통합적 사고, 수렴을 통해서 ④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⑤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⑥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해 최선의 답을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디자인씽킹은 관찰과 공감을 통해 특정 문제를 고객 중심적 관점에서 해석해 최적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혁신방법론으로 디자인 기법을 통해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 즉 패러다임이다. 고객중심 관점으로 프레임을 360도 돌려가며 관찰한다면 당연히 내가 가진 것, 아는 것을 내려놓고 지금까지는 상상조차도 못하던 혁신적인 생각이나 방법론이 나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온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 된다.
혁신의 대명사 애플의 스티브잡스도 어떻게 보면 인터랙티브 디자이너다. 매사 디자인경영을 강조하고 스스로 끊임없는 이노베이터가 되고자 했던 원천에는 바로 이 인터랙티브 디자이너의 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기적, 천재적 화가 피카소가 피카소일 수 있었던 점도 바로 이 360도 프레임이 있었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는, 알지 못하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之爲知之요 不知爲 不知是知也” 즉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도 아는 것이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도 아는 것”이라는 말이다. 관점을 디자인하고 디자인씽킹을 하는 것들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다 아우르는 것을 말한다. 360도의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내 경험이 자칫 저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내가 아는 것, 경험한 것이 반 쪽일 경우에 그렇다. 위 그림 박창진 사무장의 내용에서 보듯 이 두 반쪽을 합하면 하나가 된다. 그것이 디자인씽킹이고 관점의 디자인이다.
“많은 사람들은 하던 일을 관성대로 계속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틀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관점의 변화는 당연한 것을 부정하는 데서부터 나온다.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라.” 만약 일이 잘 안 풀린다면 내 프레임을 버리던지 바꾸어 보라는 의미다.
“세상에는 수많은 ‘독불장군’이 존재한다. 그들은 자신이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사상적 편경이며 내면적 편협이다. 이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자신들이 인지한 것만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옳다거나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열린 사고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우리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온전한 사고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관점의 전환을 시도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과 경험한 것에서 벗어나야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기발한 사고가 나오며 혁신이 나타난다.
필자는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지만 항상 고객관점의 사고에서 출발한다. 기업의 일을 하지만 기업적 사고보다는 기업의 경영자나 임원들이 가지지 못하는 다른 관점을 주는 것이 필자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과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필자가 굳이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책의 제5장 “끝없이 성장하는 인맥 나무를 키워라”의 몇 대목을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급변하는 SNS 세상에 주는 좋은 길잡이가 아닌가 한다.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내 영혼의 비타민>이라는 책에서 ‘나를 도와주는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숫자와 같다’고 했다. 먼저 베풀어야 받을 수 있다. ‘give and take’이지 ‘take and give’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들이 보는 대로 보고,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남들이 아는 대로만 아는 걸로 만족한다. 그렇다면 그는 몇 년 후에도 남들과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라. 다른 사람과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면 당신도 미래의 스티브잡스가 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바로 ‘관성대로 사는 것’이다. 관성대로 살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의 주관을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요한 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