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의 감옥, 통계의 함정④] 데이터 평등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아시아엔=이원섭 마컴 빅데이터 큐레이터] 요즘 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범하는 또하나는 “내가 해봤는데”라는, 옛 과거 경험입니다. 이건 일을 그르치는 장본인입니다. 만났던 분들이 하는 말이 과거 이 일을 할 때 어느 정도 맨파워, 어느 정도 예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지 제대로 알았는지가 관건입니다. 차라리 생전 처음 하는 것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약입니다. 어설픈 진화되지 않은 지식과 경험은 독이 됩니다.
지금도 만나는 분 중에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 정도 예산으로 이 정도의 일을 해달라고 아예 전문가를 무시하고 갑의 명령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상은 천지개벽을 했는데 아직도 기가 시대의 생각을 테라나 페타, 엑사의 전문가들에게 지시합니다. 이럴 경우 같이 망하는 지름 길입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데이터 평등시대가 아니고 일부가 많이 갖고 좋은 시스템을 지닌 시기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독점이 가능했고 데이터의 조작이나 작의성을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보다도 수많은 상대가 더 많은 데이터와 파일을 가지고 있는 무서운 시대입니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최순실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선가 다른 데이터들을 찾아내고 그 데이터로 조작이나 작의가 된 어제의 팩트 데이터를 바로 검증해내는 무서운 시대입니다. 어찌 보면 나만 모르고 있는 것들이 더 많은 무서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영원히 모를 것 같던 과거 특급 기밀들이 위키리크스 같은 웹사이트에서 언젠가는 공개가 되는 비밀 데이터 오픈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이나 유력 언론사도 못하고 정부도 파악하지 못했던 데이터들이 네티즌들에 의해 찾아지고 공개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처럼 아무리 많은 데이터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잘못된 마인드로 꿰기 시작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통제 불능의 망하는 시간을 맞게 됩니다. 이제 새로운 시각과 겸허한 마인드로 통계와 수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데이터들을 제대로 보겠다는 생각과 분석, 파악할 수 있는 눈이 빅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만듭니다. 지식이나 통계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그 지식과 통계를 바로 보는 겸손한 인사이트(insight, 통찰)가 필요합니다.
OCP(Open Closed Principle, 개방 폐쇄 원칙)라는 용어로 마무리합니다. 개방이 되어야 할 곳은 열려있어야 하고 폐쇄가 되어야 할 곳은 닫혀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오픈일 수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과 통계는 닫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식자들은 거꾸로 합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맞고 내가 못하는 것은 아웃소싱을 해야 효율적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실행을 못 할 뿐입니다. 이제 내 아는 것을 모두 방출하고 그 아는 것이 전부라는 사고는 닫아야 합니다.
개방이라는 개념은 내 것을, 내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남는 부분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방은 또 다른 상생의 대원칙이기도 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