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프로모션 이야기⑫] “고객의 작은 목소리가 성공으로 이끈다”

[아시아엔=이원섭 마컴 큐레이터] “작은 소리라도 귀를 기울이고 불만 고객을 만들지 마라.”

지난 주말 보도된 뉴스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작은 중국요식업소의 무심한 고객 대응이 67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아픈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요식업은 서비스업인데 종업원과 주인의 非서비스 마인드가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보도 내용은 이렇다.

A(32·여)씨는 2013년 9월 직장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자 경기도의 한 중국음식점을 찾았는데 A씨는 짜장면을 주문하면서 종업원에게 자기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으니 새우는 빼달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A씨는 짜장면을 먹던 중 손톱 크기 정도의 새우살을 씹어 이를 뱉어낸 뒤 식사를 이어가다가 다시 비슷한 크기의 새우살을 씹어 목이 붓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알레르기 증상을 겪었다.

통역업에 종사하던 A씨는 병원 치료로 호흡곤란 등은 나아졌지만 이후 매우 작은 소리만 겨우 낼 수 있을 뿐 현재까지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게 되어 생업에 손해를 끼쳤다며 음식점을 상대로 1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들었으므로 음식에 새우를 비롯한 갑각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 사건 음식을 제공한 만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A씨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음식점이 지급해야 할 금액을 원고 청구액의 60%인 6700만원으로 제한했다고 판시했다.

정확한 저간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가족인지 또는 아르바이트생인지 모르지만 평소 주문을 받을 때의 마인드 교육이 안 되었던 건 분명하다. 외국 유명 프랜차이즈의 경우처럼 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문지에 받아 적어 주방에 전달하지는 못하더라도 고객의 주문에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정확하게 주방에 전달해야 한다는 정도의 사전 인지만 있었어도 거액의 보상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거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특히 요즘같은 초연결 SNS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사례가 있다. ‘어린이 깍두기’가 있다. 어린이 깍두기는 고객의 작은 소리라도 귀하게 듣는 경영자의 마인드에 의해 탄생해 2배 이상의 성장을 가져온 관심 경영의 결과다.

큼지막한 설렁탕 깍두기는 성인이나 젊은이들이 좋아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 또는 이가 약한 분들은 작은 깍두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음식점 주인은 불편해 하나의 모양으로만 제공한다. 이러한 주인의 마인드를 바꾼 건 바로 고객의 요구 때문이었다. 자신은 불편한 걸 모르니 개선에 대한 마인드가 없었지만 고객의 작은 요구가 어린이 깍두기를 만들어 제공하게 된 것이다. 설렁탕 깍두기의 1/5 또는 1/6 크기로 자르는 일은 손이 두 배 더 든다. 하지만 이 작은 깍두기 덕분에 손님은 두 배로 늘어났다. 이후 주인은 고객의 불만이 내게 좋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고객의 소리가 내 상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라 생각한다.

앞의 두 예를 보면 하나는 심각한 고객의 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심히 대처하거나 무시해 버렸고 후자의 예는 무심히 지나쳐도 될 일을 귀하게 담아 서비스에 반영했다.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달랐다.

과거 우리나라 초창기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는 외국기업인 모토롤라였다. 이를 뒤집고 오늘날의 결과를 가져온 삼성전자 휴대폰도 고객의 소리를 귀하게 담은 결과다.

출시 전에 고객 테스트그룹을 운영해 각종 고객 의견을 받아 개선했고 또 출시 후 사용자그룹의 소리를 수집해 개선을 거쳐 오늘의 삼성폰이 된 것이다.

“떨어뜨리면 너무 쉽게 파손이 돼요” “어느 지형에서는 휴대폰이 안 돼요” “조금만 비가 와도 습기에 약해 망가져요” “추운 날씨에는 통화가 어려워요” 등등 많은 요구를 제품개발이나 서비스에 반영해 열렬한 반응을 받은 것이다

조금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필자 경험으로 보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 캐나다의 컨설팅 업체인 베르데그룹과 공동 조사한 불만 고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186명의 고객 가운데 약 31%가 불만 고객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8%는 1명에게, 또 다른 8%는 2명에게 자신의 나쁜 경험을 알렸고 78%는 3~5명, 나머지 6%는 6명 이상에게 험담을 전달했다. 결과적으로 불만을 느낀 고객 100명 중 31명이 적어도 90명 이상에게 불만을 전파한 것이다.

버즈(buzz), 즉 입소문의 마케팅 영향력은 매우 크다. 우리 속담에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말과 “좋은 소문 보다는 나쁜 소문이 더 빨리 전파된다”는 좋은 사례다. 삼성전자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관리의 포인트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것, 싫어하는 것은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내 관리하는 역발상도 해야 한다. 고객의 좋은 소리, 나쁜 소리 모두 반영하는 것뿐 아니라 큰 목소리,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코닥 CEO 안토니오 페레스

한때 세계를 평정했던 아날로그카메라 시대의 스타기업 코닥이 디지털시대에 맞추어 변신하려고 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최고경영자(CEO) 안토니오 페레스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제품 혁신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 디카 사업을 중단했다.

매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예전의 필름사업 수익만큼 되지 않았기에 다른 방향을 모색했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나서 온라인 디지털 사진 관리시스템과 고속 스캐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품의 혁신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혁신을 통해 다시 성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맥킨토시로 번영을 누리던 애플 컴퓨터가 제품이 아닌 전혀 다른 비즈니스인 아이팟이라는 MP3 플레이어와 음악 컨텐츠사업 아이튠스로 제기에 성공했던 것처럼 코닥도 비즈니스의 혁신을 통해 도약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닥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에는 고객이 있다. 안토니어 페레스가 말하는 혁신의 7원칙의 첫째가 바로 “고객의 시각으로 미래를 보라”는 것이다. 고객의 시각에서 코닥을 바라보니 디지털 카메라라는 제품만으로는 고객들이 더 이상 코닥을 선택해 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고객이 원하는 다른 비즈니스 창출 쪽으로 시각을 바꾼 것이다. 즉 고객이 원하는 방향을 미리 파악해 코닥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과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를 결정한 것이다.

고객은 기업의 미래다. 따라서 그 고객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 “고객이 스승이고 고객이 미래”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자칫 주관적이고 집착적인 방향에 객관적이고 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파워 고객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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