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프로모션 이야기17] ‘초연결사회’와 SNS 100% 활용법
[아시아엔=이원섭 마케팅을 살리는 커뮤니케이터, IMS Korea 대표] 최근 필자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평상시와 다른 특별한 활동이나 글을 올린 것도 아닌데 갑자기 늘어나다 보니 선택을 하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다. 사진이나 자기소개가 없는 분, 자기 프로필 사진만 계속 올리는 분, 자기의 생각을 쓰는 글이 거의 없는 분은 친구 신청이 와도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종인 페이스북은 상호 개방, 공유, 참여의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분들은 이런 기본 마인드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내 주관적 판단기준이다.
그리고 수년간 페이스북을 하면서 이런 분들은 왜 페이스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 생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없고 기본 마인드가 없다고 판단된다.
1)페이스북을 하면서 남의 글을 눈팅만 하는 사람 2)페이스북에 왜 그런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쓴다고, 공개한다고 비난하는 사람 3)페이스북을 하면서 칭찬보다는 남 헐뜯으며 혼자 만족하는 사람 4)페이스북을 하면서 이성에게 무조건 접근하는 사람 5)페이스북을 하면서 처음부터 자기 비즈니스 글만 올리는 사람 6)페이스북 글을 올리면 ‘좋아요’나 댓글이 하나도 없는 사람
오래 전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은 강연에서 “앞으로 5년 안에 현재인구보다 많은 80억명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생기고 2020년도에는 500억개의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런 세상을 초연결사회(Hyper-connection society)라고 했다. 이 초연결은 인간과 시스템적인 네트워크가 결합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은 기본이고 기계와 기계간 연결(M2M, machine to machine 또는 S2S, system to system)이 보편화 되면서 인간의 삶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의료, 교육 등 전 산업 분야의 공유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점점 그의 예측이 맞아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초연결세상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지식의 대융합, 집단지능(집단지성)이라는 화두도 대두되는 것이다. 상호간 공유의 힘이 바로 지식과 지식의 융합을 가져온다. 인간들은 공유를 통해 기술을 일상 속으로 통합시켰고 이 통합은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그것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다.
필자는 SNS를 통해 가깝게는 일본 그리고 호주, 미국, 멕시코에 있는 지인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지구촌을 형성하며 우리나라의 소식과 글쓴이의 근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 거꾸로 그들의 글을 통해 전세계의 일들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공유하고 있다. 예전 회사에 다닐 때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의 연구소들이 24시간 연결되어 그들의 연구 결과를 나누며 토론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욱 발전된 시스템으로 초연결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지구촌이 월드와이드웹(WWW)이라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연결돼 초연결 사회에서는 지구 이쪽편에서 일어난 일을 반대편에서 즉각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보의 교류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르다.
3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정보화(디지털) 사회 다음 시대가 휴먼네트워크사회다. 마케팅의 그루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3.0>이라는 저서에서 이제는 마음(heart) 마케팅의 시대를 지나 지나 영성(human spirit) 마케팅 시대가 온다고 했다. 바로 휴먼네트워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람들 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망, 인맥이나 유대관계가 그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때 IQ, EQ 등의 지수처럼 성공하려면 NQ(Network Quotient, 共存指數)가 높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SNS의 사람 관계가 바로 NQ다. 초연결사회에서 나혼자 잘난 능력만으로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함께 잘 살아가는 공유, 공존의 능력이 중요하다.
필자 경험으로는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이 수월하지 않고 대화의 시간도 많이 갖기 어려우니 그 관계를 온라인상으로 옮겨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내 생각과 일상을 나누는 활동이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우리 말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자주 관계를 갖지 못하면 멀어진다는 당연한 진리다. 그런데 이 눈에서 멀어지는 것을 SNS라는 휴먼네트워크가 방지해 주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서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상호의 일상과 생각을 온라인상에서 평소에 나누고 있으니 어쩌다 마주쳐도 전혀 낯설지가 않고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아주 유용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또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내 고민이나 조언을 구할 것이 있으면 휴먼네트워크의 협업(collaboration)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나와 상대와의 1대1 관계뿐 아니라 내 지인과 상대와의 관계, 또 상대의 지인과 나와의 관계 또 지인의 상대와 내 지인의 상대까지 1대n으로 자유롭게 연결이 되는, 말 그대로 사람 네트워크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열린 집단관계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라면 어려웠고 많은 시간이 걸릴 일을 SNS를 통해 단시간에 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훌륭한 솔루션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집단 휴먼네트워크에도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다. 오프라인의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SNS는 사람의 마음을 잡는 기술이어야 한다. 단순히 그 사람의 학력, 이력 등 보여지는 데이터들이 아니라 평소 쓰는 글이나 댓글 등을 통해 경륜이나 연륜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 SNS 상에서 목적을 위한 휴먼네트워크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시스템은 수단이지 절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페이스북 상에서 단순히 안다는 것이 휴먼네트워크는 아니다. 상대에게 마음을 주는 노력과 정성이 없으면 친구관계는 허공(온라인)의 구름같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휴먼네트워크를 말할 때 예로 드는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이 있다. 이 법칙은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10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10명이 추가되면 구축비용은 두 배로 늘지만 네트워크 가치는 그 합인 20이 아니라 20의 제곱인 400이 된다는 이론이다. 휴먼네트워크는 이 친구의 가치가 제곱이 되는 귀한 수단이다. 다만 네트워크는 하드웨어적인 비용투자만 있으면 되지만 휴먼 네트워크는 소프트웨어적인 시간이나 인간적인 투자가 더해져야 된다. 어쩌면 휴먼네트워크는 메트칼프의 법칙이 보여주지 못하는 상상 이상의 가치를 줄 수도 있다.
휴먼네트워크의 가치를 얻으려면 우선 내것을 나누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내것은 주고 싶지 않고 남의 것만 취하려는 자세로는 절대 초연결의 네트워크를 가질 수 없다. 우리가 SNS의 힘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예로 드는 것이 아랍 민주주의의 시발점이 된 재스민혁명이다. 자유를 얻으려는 국민들을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하고 언론을 통제했지만 국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위현장을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알림으로써 튀니지정권을 무너뜨리는 핵심적인 힘이 되었다. 만약 SNS 상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 휴먼네트워크는 없었을 것이다.
SNS는 기존의 인맥형성, 지연관계인 휴먼네트워트 지형을 크게 바꿔놓았다. 기존에는 시간적, 장소적, 거리적 제한으로 한정된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이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 누구나와 휴먼네크워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의 양이나 속도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책을 사서 보거나 일일이 시간을 내서 강연장을 찾아다니던 1대1 지식 습득의 패턴이 1대n의 패턴으로 바뀌었음은 물론 내가 아는 지식의 검증도 용이해졌다. 자연스런 협의나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 더욱 정제된 지식으로 나름의 지혜를 얻는 학습의 마당이 마련된 것이다.
초연결, 휴먼네트워크가 이런 장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 개인정보가 악용되거나 의도치 않은 커뮤니티에 연관돼 고초를 겪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SNS 상에서의 문제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누구나 쉽게 글을 올리고 퍼나를 수 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고, 하고 안하고는 내가 결정해 판단해야 한다.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SNS가 파워풀한 새로운 마케팅 도구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상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도 전에(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려면 수년이 걸리는데) 무차별적으로 나의 이득을 추구하기 위한 비즈니스 활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성급한 SNS 마케팅이 망하기 십상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어려운 것이 비즈니스인데 친구 수락하자마자 상업성 글을 보낸다거나 원하지도 않는 그룹에 초대를 하는 실례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SNS는 작은 우주다. 친구들의 생각을 보며 배우고, 반성하고, 새롭게 하는 유익하고 고마운 공간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다름’을 나누는 공간이다. 자기 말과 생각은 상대에게 강요하면서 상대의 말과 생각은 수용하지 않으려는 발상은 초연결, 초지능 만물인터넷 세상에서 자신을 도태시키고 작게 하는 잘못된 행동이다.
나는 아침마다 페북이라는 소우주 속에서 세상을 본다. 아이디어도, 문화 예술분야 지식도 배운다. SNS 상에는 인생의 선배와 스승들이 너무 많다. 열린 마음으로 상호 나누지 않겠다는 폐쇄의 마인드를 지닌 분들은 끼리끼리 문화인 CUG(Closed User Group)에 모여 스스로 다르다고 생각하며 작은 마당에서 어울리면 된다. SNS 상에서 휴먼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분들은 상식적인 생각과 일반적인 평범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지혜는 다양성과 인정 그리고 나눔, 협업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