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섭의 프로모션 이야기③] 신규고객 확보보다 기존고객 관리에 더 신경써야
[아시아엔=이원섭 IMS코리아 대표컨설턴트]정태산씨가 쓴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프로모션 전략>에 보면 PET라는 말이 나온다. P(Promotion) E(Enter) T(Trend)는 소비자가 Promotion에 참여하는 트렌드라고 한다. PET의 특징은 모든 소비자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은 소비자만 참여시키는 것이다. 무조건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과 비교되고 그 참여율과 반응이 훨씬 좋을 수 밖에 없다.
일방적 의사소통, 불특정 다수에게 무조건 프로모션을 한다면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지만 참여에 대한 선택권을 고객에게 줌으로써 긍정적 참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메일 마케팅에 opt-in, opt-out 방식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옵트인은 수신자의 권리를 중시해 수신자가 사전에 동의해야만 광고 e메일이나 전화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 가입 때나 이후에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나 소식을 받아보겠다고 자발적으로 각 항목을 체크해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광고나 업체 홍보 등의 메시지에 거부반응이 적으며 고객 반응률이 스펨메일보다 높다.
반대로 옵트아웃은 수신자가 발송자에게 수신 거부 의사를 밝혀야만 e메일 발송이 금지된다는 점에서 발송자의 입장을 앞세우게 된다.
PET도 고객이 더 이상 e메일 정보를 원치 않을 때 해지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e메일을 보낸 뒤 이후 거부하지 않으면 허락한 것으로 간주해 계속 발송할 수 있도록 하고 참여에 대해서는 작은 보상을 통해 감사의 표시를 하면서 참여자들이 재미와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참여자에게 자연스럽게 상품과 서비스를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좋은 사례로 “상자 속 상품을 맞추시면 드립니다”가 대표적이다. 원두커피 중량 맞추기와 비슷한 예다. 스웨덴 우체국이 ‘The Sound Of Green’이라는 기발한 캠페인을 한다. 우체국이 단순히 우편물 배송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소포를 보내는 택배 업무는 DHL이나 Schenker 등의 경쟁사를 주로 이용하는 경향이 많았다. 우체국은 우편물 서비스를 주 업무로 시작한 것은 맞지만 요즘은 은행업무와 택배서비스도 하고 있는데도 많은 고객들이 우편물만 처리하는 곳, 예금은 은행, 택배는 전문 택배회사라는 고정관념을 쉽게 바꿀 수 없었다. 스웨덴 우체국 역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문제였다.
우체국도 택배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리는 캠페인을 스웨덴 우체국이 하게 됐다. 스피커, 모자 등 다양한 물품을 택배 상자 안에 넣고 흔들어서 나는 소리를 듣고 안에 들어있는 상품을 맞추면 그 물품을 직접 참여자의 집으로 배송해주는 이벤트였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으로 캠페인이 진행된 14일 동안 무려 140,240명이 참여했다. 정답자에게는 다양한 사은품을 ‘The Swedish Post의 택배 서비스’를 통해 발송했다.
이 캠페인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먼저 입소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해서 The Swedish Post의 택배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알릴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우체국도 기존의 다른 택배 서비스 전문회사 못지 않게 물품을 안전하면서도 견고하게 배송한다는 점을 인지시킨 것이다. 이 프로모션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은 명확한 목적 설정(우리도 택배 한다)과 목표 설정(참여자 유도, 입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의식 변화, 프로모션 환경과 채널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모션에서 고객접점에 대한 파악과 준비가 필요하다. 매체 접촉빈도에서 검색과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모션도 개별 인지 접점 채널을 통해 주목도와 커뮤니케이션 반응을 증대하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기획의 시대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커뮤니케이션 반응과 고객 분석 툴들이 발전해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 데이터 베이스 등을 통한 고객분석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개별 고객들의 구매채널, 구매빈도, 구매량 등의 정량적인 분석이나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고객의 행동패턴에 따른 고객 성향 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고객분석을 기반으로 신규고객의 구매 유도나 기존 구매고객의 구매량을 늘린다든지 하는 구매시점의 고객 관계를 확대한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너무 신규 고객 창출에 신경쓰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의 기존 고객들의 반응을 높이는데 1의 노력이 든다면 신규고객은 그 10배의 노력으로도 어렵기 때문에 프로모션의 제 1 대상은 무조건 기존고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끝으로 ‘넥스트 이코노미(Next Economy)’의 저자인 엘리엇 에텐버그의 말로 이글을 맺는다. “소비자(Consumer) 위주의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들은 그들이 생성하는 제품의 판매량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나 고객(Customer)위주의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들은 그들이 유지하는 관계의 질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모션도 마찬가지로 기존 고객관계중심의 전략과 그들의 활용에 신경을 쓰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