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마컴 성공법①] 웹·SNS 전담인력 두기보다 아웃소싱이 ‘효과적’

[아시아엔=이원섭 마컴 빅데이터 큐레이터] 필자가 2002년 2월 지금의 사업을 시작할 때 선배들에게 들었던 뜻 깊은 조언이 두 가지 있다. 첫째가 꿈은 크게 가지되 시작은 작게 하라는 말이었고 둘째가 가능한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하라는 것이었다. 운 좋게도 첫째는 소박하게 잘 지키고 있는데 둘째는 전혀 반대로 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을 하라는 말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면 오래 하지도 못할 뿐 더러 공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그 선배들의 조언이 현실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처음에 사업을 시작하고 수년 간은 정부입찰이라던가 대기업의 일을 했다. 그러다 여기서 작은 기업의 한계를 느낀 것도 있지만(작은 기업이 하기에는 돈이나 서류 등 너무 제약이 많아 나중에는 앞에 큰 기업을 내세워 일을 했다) 필자가 본래 하고 싶었던 중소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이 분야의 일을 과거 정부나 대기업처럼 해주고자 했다. 저의 이런 꿈은 마음을 바꾼 지 일년도 안 되어 선배들 조언이 현실이 되었다. 통상적으로 일 년 단위로 계약서를 쓰고 나서도 몇 달 하다가 돈이 없다고 일방 해약을 하는가 하면 계획의 절반도 실행하지 못했는데 왜 비싼 돈 들인(필자가 보기에는 중소기업의 측면에서 백분 이해되는 이야기이지만 과거 필자의 비용에 비하면 1/3 수준이었다) 결과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느냐는 등 정말 난감한 일을 많이 당했다. 그래서 한 때는 고민도 했다.

반면교사라고 필자가 우리 고객사들에게는 당신들의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또 설득을 시켜야 한다고 말하고는 정작 나는 내 고객들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고 또한 그들이 처한 환경도 잘 몰랐던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환경이나 수단이 너무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이 생기면 항상 세미나 등을 챙겨 다니며 배운다. 얼마 전 주로 중소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하는 웹, SNS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세미나에 참석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다. 거기서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강사가 하는 말이 내가 과거 수년간 시행착오했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의 성공 경험을 가지고 하나라도 배우고 싶어 왔던 작은 기업의 대표들에게 왜 이리 쉬운 것을 못하느냐? 하루에 몇 시간만 투자해도 경쟁기업보다 잘 할 수 있는데 그것도 투자를 못하느냐 등 이었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나처럼 눈높이를 자신에게 두었지 상대에게 두지 않았다. 나는 이런 글을 쓸 때 늘 관심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고 쓸 때도 한 두 시간이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하라고 하면 과장 좀 더해서 한 달이 되어도 못할 거다. 이런 상황에서 “그 쉬운 블로그를 못하세요, 그 편한 페이스북도 안하세요” 한다면 그건 정말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필자의 수년간 경험에 의하면 중소기업은 조직도, 사람도, 예산도 없어서 자체적으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한다. 이런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는 정말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어야 한다. 99%를 내가 하고 1% 정도만 하라고 해도 버거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잘 모르고 “제가 90% 해 드릴께요 10%만 하시면 됩니다”하고 시작을 해서 앞에 결과처럼 다 실패했다. 오래가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은 99.5%를 내가 해드린다. 0.5% 정도만 하는 것도 힘들어 한다.

필자가 이 글 타이틀을 중소기업이라고 하지 않고 소기업이라고 한 이유가 있다. 법적으로 업종별로 중소기업의 기준 요건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경우에도 상시 근로자 수가 1천명 이상인 기업이거나, 자산총액이 5천억원 이상인 기업이거나, 자기자본이 1천억원 이상인 기업이거나,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 매출액이 15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참 애매하게도 거꾸로의 기준에 따르면 980명 정도의 종업원, 매출 1400억원 정도는 중소기업이라는 소리다. 매출 1000억원을 하면 중소기업이다.

또 내년부터는 소기업 판단 기준이 33년 만에 근로자 수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바뀐다. 중소기업청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1982년 도입된 소기업 기준이 상시 근로자 지표에서 3년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전환되는데 업종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 기존 두 개 그룹(상시 근로자 수 50명 또는 10명 미만)을 5개 그룹(매출액 120억-80억-50억-30억-10억원)으로 설정했다. 소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매출 100억원이 안 되는 기업들이다. 중기업은 적어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조직이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전담자가 아니라 조직이라고 한 이유도 현실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중소기업 CEO들께서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우리 회사 정도 규모에서 마컴(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인력을 뽑아야 합니까?”다. 여기에 명확한 답이 있다. CEO에게 우리 업의 전문가들처럼 마컴 인력도 지금 업종의 전문가처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한다. “그렇다”라고 하면 뽑는 게 맞다고 대답을 드리고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 뽑지 말라고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마컴 담당자들은 기업에서 찬 밥 대우를 받는다. 어려우면 가장 먼저 정리의 대상이 되고 가장 먼저 예산을 삭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니 담당 인력(중견도 아니고 대부분 3년 미만의 경력자) 달랑 한 명으로 이 현실을 견디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조직(팀)으로 있으면 어느 정도 유지가 가능하지만 어지간한 중소기업이 아니면 마컴조직을 갖고 가는 기업은 드물다. 작은 기업의 마컴 담당자가 몇 년이 안되어 퇴직하는 경우가 이래서 그렇다. 다른 직원들에 비해 소외감도 크고 업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외부 아웃소싱하는 내게도 몇 달 만에 성과가 왜 안 나오느냐는 현실에서 약한 담당 직원이 견디기에는 너무 냉혹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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