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마컴 성공법③] 노키아·코닥 실폐사례 통해본 우산장수·소금장수 어머니의 지혜

변화 수용은 다양하게, 의사결정과 실행은 강하고 빠르게

[아시아엔=이원섭 마컴 빅데이터 큐레이터] 우리 옛 말씀에 우산장수 아들과 소금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지혜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 어머니는 맑은 날에는 우산을 팔 수 없는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했고 비 오는 날에는 소금을 팔 수 없는 소금장수 아들을 걱정했다. 날씨가 맑아도, 비가 와도 항상 걱정뿐이었다.

이 어머니는 늘 걱정만 안고 살아야 했을까? 독자들께선 이 경우 어떻게 결정을 하실까? 두 아들에게 상호 교육을 통해 비오는 날은 소금장수를 포기하고 둘이 같이 우산을 팔게 했고 맑은 날에는 우산장수를 포기하고 둘이 소금을 팔게 했다. 그 결과 당연히 혼자 팔 때보다 더 많이 팔 수 있었다.

유사한 사례는 비즈니스에서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어머니의 지혜를 다 알면서도 실제 현장적용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한 때는 아날로그 휴대폰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와 카메라 필름 시장의 최강자였던 코닥의 실패 사례를 보면 그 어려움을 알 수 있다. 150년 전통의 노키아는 종이, 고무장화, 타이어, 케이블과 TV까지 생산하던 종합기업이었다. 그러나 1993년 노키아는 폭발적인 수요를 보인 휴대전화 시장에 전념하기 위해 다른 사업들을 다 포기했다. 당시 유럽은 휴대전화를 제조하는 유일한 지역이어서 유럽 우편전기통신회의(CEPT)는 1982년부터 디지털통신 공통규격 마련을 담당할 실무그룹 GSM(Group Special Mobile)을 발족하고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이란 세계표준규격을 1991년 4월 만들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여러 통신업체들조차 이를 채택하게 되면서 노키아는 미국의 모토롤라를 제치고 1998년 세계 제1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등극한다.

2011년까지 세계 1위를 유지하던 노키아 휴대전화를 안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였고 4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로 세계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러나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노키아는 오늘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으로의 방향 전환에 실패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노키아는 SMS(휴대전화 단문 메시지)·전자우편·팩스·인터넷 기능 등을 하나로 모은 최초의 스마트폰을 개발했던 기업이었다. 또한 2000년에 출시된 최초의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는 에릭슨 380 모델에 터치스크린을 이미 장착했고 노키아·에릭슨·모토롤라·마쓰시타가 초기에 공동으로 개발하고 2008년 노키아가 독점 사용하기 위해 인수한 스마트폰 운영 시스템인 심비안의 최초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이폰이라는 기기의 등장에 하드웨어의 실패에 이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의 출현은 노키아의 이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무너뜨렸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등장에 노키아는 패배자가 된 것이다. 노키아는 심비안을 인수한 덕분에 소프트웨어에서 역량을 보유한 휴대폰 제조업체였음에도 하드웨어의 우위성을 확신하는 엔지니어 문화와 시대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타블렛 PC 업계에서 최초 개발을 했지만 시장 적기를 놓쳐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의 실패 요인을 이렇게 말한다. 먼저 대중이 수용하기 힘든 너무 이른 시기에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른 시기보다는 애플처럼 소비자들에게 설득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본다. 즉 혁신적인 최초의 제품을 개발했지만 소비자에게 스마트폰의 필요성과 개념들을 이해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위험 감지와 대응 문제다. 아이폰 출시 후 노키아 엔지니어들은 아이폰 생산 원가가 너무 높다거나 터치스크린이 다른 튼튼한 핸드폰들과는 달리 충격에 약하다는 점등의 단점들만 지적하며 안이하게 시장을 평가했다. 정작 그들의 강점을 파악해 그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어쩌면 더 나은 제품을 출시했을 수도 있다. 지금의 삼성 휴대폰들처럼 말이다.

세번째는 아이폰의 iOS보다도 더 먼저 표준이 된 필적할만한 심비안을 보유하고도 후발 주자에 밀렸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응해 심미안을 보완 개선하고 활용하려는 팀과 미고(MeeGo)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려는 팀으로 나눠져 분열해 이 두 개발팀이 엄청난 시간과 재원 낭비해 적기를 놓치게 된다. 시장에서의 타이밍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내부에서 서로 이전투구를 하는 사이에 이미 시장은 경쟁자들에게 넘어가고 있었다.

이런 모든 실패 요인들이 있었다 해도 이를 수용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경영진과 조직 문화가 제대로 되었다면 지금의 몰락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자율과 민주적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것이다. 위의 두 OS 개발 팀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키아의 조직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의사결정에 다수의 사람들이 관여하게 되어 있었다. 강력한 리더인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는 달랐다. 실제로 2010년 노키아는 일반 개발자들의 노키아 앱 개발을 더욱더 유용하게 도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선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이를 위해 미국, 중국, 독일까지 전세계 100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제품 책임자들이 모여 3일이 넘는 격렬한 토론을 벌였지만 경쟁자들을 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시간만 낭비하는 의미없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착하고 있었던 거다. 잘못된 경쟁사 평가에 오랜 시간도 모자라 일관성없고 이기적인 노키아의 사내 조직문화가 몰락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코닥의 실패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세계최초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회시가 바로 코닥이다. 1975년의 코닥 프로토타입의 CCD(Charge Coupled Device)가 개발되고 나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카메라로 코닥 엔지니어들이 만든 이 디카는 100 x 100 픽셀 센서가 들어가 있고 무게는 4kg 미만이며 개발하는데 1년 정도 걸렸다.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고도 오늘날 디지털시장에서 코닥이 밀려난 이유가 무엇일까?

디지털시대가 도달해 경쟁자들이 달려가는 반면 총 수익율 70%에 육박하는 수익성 높은 아날로그 필름사업을 접기 꺼려하던 코닥은 수년간 소형 카메라와 디지털식으로 암호화된 필름, 포토 CD 같은 하이브리드 기술 등을 통해 필름의 아날로그 수명을 연장하려고만 했다. 미국 로체스터 본사에 발이 묶인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는 언제나 필름과 디지털 사이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고 이미 최초의 디지털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코닥은 꽃 한번 피우지 못하고 스러져 갔다.

디지털 카메라 등장으로 주 사용자층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급변했지만 여전히 그동안의 구습인 여성 상대 성공적인 마케팅을 그대로 진행을 했고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폰이나 PC를 통해서도 이미지를 볼 수 있었지만 인화 필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실기가 결국 몰락이라는 길을 가게 했다.

기업의 S자 성장 곡선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들은 처음에는 더디게 성장하지만 이후 고속 성장기를 거치고 그 다음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매출이 정체되고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이 또한 경영자들은 잘 아는 사항이다. 하지만 하락하기 전에 노키아와 코닥에서 보듯이 이미 알아차려도(전문가들에 따르면 매출 정체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평행선을 보인다고 한다) 강한 개선 의지와 의사 결정 그리고 실행 추진력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적응 실패와 코닥의 디지털 시장 적응 실패는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시장 변화 감지, 새로운 제품 개발과 더불어 고객의 욕구, 가치 파악이 종합적으로 파악이 되어야 하고 이것을 시장에 얼마나 잘 적용시키고 설득시키는 것이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두 실패 사례는 변화의 방향뿐만 아니라 변화가 생겨날 시기와 이 변화에서 경영층에서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는지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누구나 변화를 원한다.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이나 관계자들의 다양하고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의견들을 수용하는 자세도 좋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모든 책임과 권한과 결정은 오롯이 단 한명 최고 리더에게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금이 비가 오는지 아니면 맑은 지를 파악하고 둘을 하나로 모으는 소금장수, 우산장수 어머니 지혜다. 방향을 정했으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하고 그 추진 속도는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야 생존할 수 있다. 노키아보다 늦었던 애플이, 코닥보다 늦었던 캐논이 앞선 것은 방향은 늦게 잡았지만 힘과 속도에서 그들을 능가했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힘과 속도를 몰아준 경영자의 강한 추진력이 뒷받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내나 외부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야 하지만 그에 따른 의사 결정과 실행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