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수중발사실험 어떻게 대처할까?

북한의 SLBM 발사 모습
북한의 SLBM 발사 모습

[아시아엔=전상중 예비역 해군제독] 북한은 지난 5월8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KN-11’로 명명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수중발사시험을 했다.

그리고 최근 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이르면 1∼2년 내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994년 소련에서 들여온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20여년 만에 SLBM은 물론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개발까지 완성한 셈이다.

물론 신포급(2000t) 잠수함에 수직 발사관이 1개만 장착돼 있는 것도 자체 연구의 한계 때문과 비용문제로 관측되나, 만약 핵탄두 1발이 장착된 1개의 미사일만 장착하는 ‘일격필살’ 개념이라 해도 가공할 위협이 큰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우리의 원자력추진(原子力推進) 잠수함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제고(提高)시켜야 한다.

미 해군의 원자력잠수함의 아버지라 존경받는 ‘하이먼 리코버’(Hyman George Rickover) 제독은 모든 사람들이 안 된다고 했을 때 확신을 가지고 밀어 붙였다.

그가 이끈 잠수함 원자력추진기술위원회의 활약으로 원자력추진 잠수함인 ‘노틸러스함’이 출현하게 되어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잠수함 시대가 시작됐다. 원자력이 평화적으로 이용된 한 가지 예로 1958년 ‘노틸러스함’이 북극을 탐험한 것이다.

1954년 1월21일 원자력잠수함 노틸러스호는 W. R. 앤더슨 지휘 아래 북극탐험을 시도하였지만, 기후와 빙하의 상태 측정이 미비하여 두번은 중도에서 회항하였다.

그 후 철저한 사전 준비 후 1958년 7월23일 하와이의 오아루를 떠나 알류산 열도와 베링해를 지나 북극을 통과하여, 8월5일 그린란드 동북부 해역에 떠올랐다. 측정된 북극점의 수심은 4087m, 수온은 약 0℃, 빙하의 평균 둘레는 7.6m이었다. 이를 계기로 상업적인 원전(原電)시대도 열리게 되었다.

그 이후 미 해군은 순양함/항공모함에 이르기까지 원자력추진으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렀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원전의 시발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아일랜드(TMI) 발전소의 방사능물질 누출사고로 30여년간 원전 증설이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미국은 최대 원자력기업을 일본에 판 후에 화력발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의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이 대두되면서 ‘청정에너지원 확보’라는 명분 아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등 새로운 원전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상업적인 원전 건설이 앞서 가고, 군(軍)이 뒤따라가는 형편인데, 1962년 원자로가 최초로 가동되면서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원전의 황무지에서 세계 6대 원전 강국으로 우뚝 섰다. 이는 정부와 관련기업의 의지와 우수 인력 및 사명감과 노력의 결과로, 원자력 연료, 원전 설계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우뚝 섰다.

또한 원전 종합설계와 주요 기기 설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술진을 보유하게 되어,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설계한 경험도 갖게 됐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UAE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잠수함'에서의 '일격(一擊)’, 잠대지(潛對地) 유도탄
‘잠수함’에서의 ‘일격(一擊)’, 잠대지(潛對地) 유도탄

돌이켜보면 지난 90년대 재래식잠수함을 독일로부터 도입하면서 독일의 킬(Kiel), 하이켄도르프(Heikendorf), 라보에(Laboe)와 덴마크의 스카겐(Skagen)에서 쏟은 열정과 땀방울을 필자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재래식에만 머물러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면서 올바른 정책을 입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더욱이 그 정책은 그나마 실종된 상태이다.

2012년 여름 해양대장정(海洋大長程)에서 대학생들이 잠수함을 체험(體驗)하고 있다.
2012년 여름 해양대장정(海洋大長程)에서 대학생들이 잠수함을 체험(體驗)하고 있다.

이제 원자력에너지의 안전한 제어기술로 원전은 지구를 구할 클린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런 기술력으로 다져진 우리나라는 해외 원전 건설을 통해 크나큰 부(富)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원자력추진의 뛰어난 기동성과 무제한 잠항(潛航)가능성에 부가하여 원전=원자력추진(原子力推進)이라는 도식이 성립되고도 남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된다.

한미원자력협정이 오랜 협상 끝에 타결이 되어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의 길을 열어놓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축 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했던 골드 스탠더드를 제거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했고, “이를 통해 우리도 사용 후 핵연료에 손을 대고 열어볼 수 있게 됐고, 파이로 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가 완성되면 위험도를 줄이면서 대부분의 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이먼 리코버 제독(Hyman George Rickover 1900∼1986)
하이먼 리코버 제독(Hyman George Rickover 1900∼1986)이 노틸러스 호에 탑승하고 있다.

미국은 늦게나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새로운 원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제 우리정부도 원자력추진 시대에 은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우리 군도 북한의 ‘KN-11’로 명명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수중발사 시험을 직시하고, 이에 대비함은 물론 독도, 이어도를 포함한 경제수역을 지키고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등 미래의 바다를 완벽하게 지켜줄 원자력추진의 강력한 해군을 만들기 위해 ‘하이먼 리코버’ 제독과 같은 집념과 의지가 꼭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하이먼 리코버 제독의 아래의 말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는다. “평화로울 때 땀을 더 흘리면 전쟁에서 피를 덜 흘린다.”(The more you sweat in peace, the less you bleed in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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