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중국 스파이들의 성공전략은?

[아시아엔=김중겸 전 인터폴 부총재] 첩보요원을 연상시키는 조심스럽고 비밀스런 구석이 없다. 맛있게 식사하면서 정보를 요청한다. 대낮에 만나 거리낌 없이 부탁한다. 그 당당함 때문에 긴장감이 풀린다. 조심해야지 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공원 벤치 밑 등 비밀 서류함을 이용하지 않는다. 첩자들의 수법을 사용치 않고 대로변 카페에서 만난다.

협박과 회유를 하지 않는다. “또 만났네요! 열렬히 환영합니다. 저는 기자입니다”라고 하면서 몇 년간 계속 취재를 한다. 하지만 기사는 단 한 줄 쓰지 않는다. 그렇게 사귄 한참 후 도와달라고 한다.

스파이처럼 훔치지 않는다. 대신 단편정보를 수집한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말이다. 진공소제기처럼 대량으로 다 빨아들인다. 그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낚는다.

인해전술에 순혈주의

한국을 다녀가는 매년 수십만명의 여행자. 그들에게서 한두 마디 정도 듣는다. 그걸로 그림을 그린다. 훌륭한 ‘정보그림책’이 된다. 중국의 특기인 인해전술이다.

다른 나라 사람을 돈 주고 쓸 필요 없다.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중국인이 한두 명인가. 세계 곳곳에 사는 화교들만으로도 넘친다. 순혈주의 첩보 에이전트다.

외국에 사는 동포에게 스파이로 애국하라고 한다. “니네 고향 조카 말야, 이번에 대학 간다며? 좋은 데 보내구 싶지 않냐? 내가 힘 좀 써줄게. 대신 그거 하나 도와줘.”

“지난 번에 할머니한테 보낸 돈 그거 은행 통해 정식으로 한 거야? 아니지. 그럼 불법이구먼.” 은근한 협박이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오랜 동안 푹 익혀 써먹는다

중국식 스파이 방식은 단편정보×대량수집×인해전술=>극비정보 창출이다. 장기간 교제하거나 한 분야나 지역을 오래 담당한다. 가치 있는 고급정보를 입수하기가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기계와 기술을 이용한 첩보활동을 경시하지 않는다.

1972년 일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가 북경에 갔다. 아침밥상 차림에 도쿄 자기 집에서 먹는 맛과 똑 같은 된장국이 상에 올라 왔단다. 다른 반찬도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놀랐겠는가.

2001년 다나카 전 총리의 딸인 외무대신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다. 회담 상대방은 29년 전 아버지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통역을 담당했던 탕자쉬엔(唐家璇) 외교부장이었다.

1938년생인 탕자쉬엔은 1962년 베이징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외교부에서 주로 일본을 담당했다. 주일 대사관에만 통산 10년을 근무했다. 그가 가슴에 묻어둔 정보와 머리에 담아둔 첩보의 양과 질은 상상 이상이다.

넓고 깊은 정보는 경험과 연륜의 산물이다. 그 정보를 통해 세계를 움직인다.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활용해 국가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런 국가의 지도자는 어떤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는다. 결정하고 행동하는데 주저함이 있을 리 없다.

<손자병법>에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라 했다. 그 방법은? 늘 간첩 써서 적국의 실정을 소상히 알아내는 거다. 적을 알고 나를 안다. 실력을 비교 분석해 대처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동양 첩보계의 원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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