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훈의 훈훈한 세상] 소프트뱅크 손정의의 ‘거대한 꿈’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는 소프트뱅크그룹 대표이사 겸 CEO이자 일본 프로야구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주다. 한국인 3세로 태어난 손정의는 고교 1년 때 미국으로 가 UC버클리대 경영학과에 다녔다. 재학 중 비디오게임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고, 포켓 컴퓨터를 개발해 대기업에 판매하는 등 뛰어난 상재(商才)를 발휘했다.

1981년 귀국해 일본 소프트뱅크사를 설립하여 일본 최대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컴퓨터 출판 사업에도 뛰어들어 일본 내에서 수십 종을 출판했다. 2014년 9월17일 블룸버그통신의 ‘억만장자지수’(BBI)에 따르면 전날 기준 손 회장의 순자산 평가액은 166억 달러(약 17조1826억 원)를 기록, 일본 자산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만나 당시 신생기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약 207억원)를 파격적으로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율이 34.4%에 이르는 최대주주다. 세계 1위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862억 달러)가 차지했고,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842억 달러), 워런 버핏(679억 달러)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뒤를 잇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12억 달러(11조5864억원)로 106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72억 달러(7조4484억원)로 189위를 기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성공인생 9계명’이 있다.

첫째, 큰 뜻을 세우는 것이다. 모두들 열심히 걷는다. 열심히 사는 것이다. 하지만 오르고 싶은 산을 정하지 않은 사람이 99%다. 뜻이 클수록 성공도 큰 것이다.

둘째, 기왕이면 서원(誓願)을 세우는 것이다. 손정의는 1981년 9월, 에어컨도 없는 허름한 사무실에서 직원 두명으로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다. “나는 귤 상자에 올라가 앞으로 30년 후에 매출 2조엔(20조원)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열변을 토했다. 성불제중의 서원, 이보다 더 큰 원은 없을 것이다.

셋째, 비즈니스의 성패는 고객이 결정한다. 손회장이 UC버클리대 재학 시절 학비 마련을 위해 개발에 나선 품목이 다국어 번역기였다. 그 자신 영어실력이 부족해 사전만 봐서는 정확한 영어발음을 알 수 없었는데, 그런 아쉬움을 다국어 번역기가 해결할 수 있도록 채워 넣었다. 사람들은 별다른 기술도 들어가지 않는 다국어 번역기가 얼마나 팔리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대박을 쳤다.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의 우위가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이기 때문이다.

넷째, 독서는 힘이다. 손정의는 1983년 봄, 의료진으로부터 5년 밖에 더 살 수 없다는 만성간염 판정을 받았다. 그는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 들 때마다 책을 펼쳤다. 그렇게 읽은 책이 4000권이다. 그의 평생 비즈니스 전략인 ‘제곱병법’도 이때 창안했다. 그러니까 평생 먹고 살 지식을 이때 얻은 셈이다.

다섯째, 멀리 보는 것이다. 배를 타고 가면서 바로 앞을 보면 멀미가 난다. 그러나 몇백m 앞을 내다보면 바다는 잔잔하게 느껴진다.

여섯째, 대중의 의견을 거스르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느 트위터리안이 “손정의는 일본에서 나가라! 두번 다시 돌아오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 이에 손정의는 “그럼 나는 어디로 가면 돼?”라고 가볍게 답했다.

일곱째, 임직원 평가의 기준은 능력이다. 인류 역사상 300년 이상 존속한 국가는 동로마제국, 중국 청나라를 포함해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들 국가는 예외 없이 장자 상속을 포기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능력과 상관없이 큰 아들 혹은 내 핏줄이라는 이유로 후계자를 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여덟째, 오너십도 중요하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4~5년이다. 이런 정도로는 자기 임기가 채워지는 정도의 계획만 세운다. 대업을 이루려면 20~30년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아홉째,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현장에 가는 것이다. 17살에 미국 유학을 결심한 그 순간부터 손정의 인생은 지진과 해일, 폭풍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해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장에 가보는 것이었다. 현장에 가보면 그가 보이지 않던 문제가 보이고 해결책도 보이는 법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우리가 정당한 일에 지극한 정성을 들이면, 그 정성의 정도와 일의 성질에 따라서 조만(早晩)은 있을지언정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없다. 을미년 새해 손정의 회장처럼 ‘거대한 꿈’을 한번 꾸면 어떨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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