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장군들이 청와대 기웃거리지 않게 해야
우리 국군은 하나가 아니다. 해공군은 국방부를 육방부라고 하여 ‘당신들의 천국’으로 본다. 육군도 하나가 아니다. 출신별로 큰 차이가 난다는 것도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장교의 경우도 대령은 최소한 되어야겠다는 육사 출신을 비롯해 3사 출신, 학사장교 등 배경이 제각각이다. 그러니 군무에 대한 자세, 군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자기발전을 위한 열정이 같을 수 없다.
병과별 행태와 분위기도 다르다. 군의관들은 대부분 관심이 딴 데 가 있어 이번 28사단에서처럼 병사에 대한 관심이 약하다. 경리 부관 병기 병참 등 기술행정 병과 장교들은 보병 포병 등 전투병과 장교들과는 같은 사관학교 출신이라고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 병과의 독특한 에토스와 처세술에 충실하다.
국방부에 오래 근무한 장교는 정치적 사건에 민감하나, 육군본부 이하 예하대의 장교들은 참으로 철없는 짓도 가끔 저지른다. 뒷감당을 해야 되는 것은 모조리 장관이다. 이 소동 가운데서도 의무 대령인 양주병원장이 ‘윤 일병 사건은 마녀사냥이라고…’했다는 것이 이를 웅변으로 보여준다.
요새는 사관학교 출신들도 직업군인으로서 자긍심을 갖지 못하고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변호사, 의사로 연결될 수 있는 병과를 선호한다고 한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라고 하여 장교의 행태가 이렇게 흘러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손을 놓을 것인가?
결론은 현재 우리 군은 장관, 총장의 지휘통솔 하에 간부들이 一絲不亂으로 뭉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간부들이 모두들 딴 데 정신을 팔고 있다. 그 궁극적 책임은 기본적으로 통수권자에 있다. 다음으로는 국방부 장관과 참모총장들에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이러지 않았다. 윤 일병 사건과 같은 사고는 과거에도 있었다. 오히려 더 많았다. 노출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그러한 現象的 차원의 문제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根源的 차원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문제는 간부의 정신자세다. 625 전쟁과 월남전을 치른 간부들이 많았던 때에는 軍心을 하나로 모우기가 쉬었다.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한신, 이병형, 채명신, 유병현, 이재전 장군 등 투철한 군인정신과 전투경험으로 후배의 신망과 존경을 받았던 장군들이 많았다.
지금 그때와 같은 리더쉽은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럴수록 통수권자를 대리하는 국방부장관의 역할과 책임이 커진다. 거기에, 군인의 本領이 戰鬪인데 정전상황이 계속되다보니 平時軍隊가 된 것이다. 미국군이 세계 최강인 것도 끊임없이 革新하지 않으면 전쟁에 失敗한다는 절박감으로 무장된 수뇌부가 군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現實을 바탕과 前提로 하고 지금 군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끌고 나갈 것인가를 온 국민이 강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하였듯이 학교에서의 人性敎育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도 중요하고, 選兵업무를 보다 정밀하게 하고, 부대배치를 더 정성을 들여 하며, 군사법체계를 개혁하는 등의 제도적 구조적 개선도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간부가 딴 데 정신을 팔지 않는 것이다. 특히 장군들이 청와대를 기웃거리지않고 부대관리에만 專念토록 유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