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서 ‘김정은 조롱’이 유행하는 까닭은?

중국인터넷에서 김정은 조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에 올라온 '김정은 풍자'영상 <사진=유튜브>

중국 인터넷에서 ‘김정은 조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북한을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공감대가 깔렸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의 영상 포털인 ‘투도우'(Tudouㆍ土豆)에 이달 초 북한 김정은을 패러디한 3분짜리 동영상이 올라와 지금까지 2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고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23일 보도했다.

포토샵으로 어설프게 제작된 이 영상에서 김정은은 길 위나 야구장, 옥수수밭 등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과 함께 춤을 추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진흙탕에서 주먹 다툼을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는 김정은을 가리키는 ‘진싼팡'(金三月半ㆍ김씨네 셋째 뚱보라는 뜻)을 넣으면 무려 1570만건에 달하는 검색 결과가 쏟아져 나온다.

2012년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자 중국 누리꾼들은 솜씨가 없다고 놀려댔고, 한 영화감독은 김정은 공식 초상화에 립스틱을 바르고 볼 터치를 하기도 했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후에는 북·중 관계가 악화하자 김정은이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라는 의견까지 속출했다. 중국인들이 김정은에 대해 품은 경멸감은 쉽게 포착된다.

지난 20일 중국 CCTV가 웨이보 계정에 축구 경기를 보며 웃는 김정은 사진을 올리자 곧바로 “아사 직전인 북한 주민들도 모두 당신만큼 뚱뚱해질 수 있는 것이냐”라는 댓글이 붙었다.

포린폴리시는 이와 같은 북한 독재자에 대한 비난이 다층적이고 풍자적으로 포장돼 있기는 하지만 중국도 같은 길을 걸었을 뻔했다는 암묵적 이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인들은 마오쩌둥 전 국가 주석이 자신과 같이 반시장적 사상을 가진 후계자를 세우는 데 성공했다면 현대 중국은 훨씬 나쁜 상황이었을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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