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100세] 싸이 ‘행오버’와 술 깨는 법

가수 싸이(Psy, 본명 박재상)와 미국 힙합가수 스눕독(Snoop Dogg)이 함께 출연한 신곡 ‘행오버(Hangover)’ 뮤직비디오 영상(5분)이 6월9일 공개되었다. ‘행오버’는 미국 남부 힙합의 한 장르인 ‘트랩(trap)’에서 과격한 가사를 없앤 스타일로 중독적인 후렴이나 인상적인 안무(按舞)가 없다.

행오버는 공개 하룻만에 유튜브 조회수가 1400만을 넘겼다. 싸이는 2012년 발표한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의 유튜브 조회수는 20억, 그리고 2013년 발표곡 ‘젠틀맨(Gentleman)’은 7억을 기록하여 글로벌 스타가 되었다.

미국 유명 힙합 가수인 스눕독이 작사 및 피처링에 참여한 ‘행오버’는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사(歌詞)도 이전과 달리 영어로 썼다. 즉 ‘Pour it up, drink it up, live it up, give it up’ 등 만취(滿醉)와 숙취(宿醉)를 오가는 영어가사 사이에 ‘꾀꼬리 못 찾겠어’ ‘안 예쁘면 예쁠 때까지’ ‘받으시오’ 등 한글가사를 양념처럼 섞었다.

싸이 새 뮤직비디오에 대해 빌보드는 “도미노처럼 술잔 쓰러뜨리기, 당구장에서 쿵푸, 소용돌이치는 댄스비트, 그리고 스눕독이 있다”며 “재미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AFP>는 “싸이가 화려한 K팝 대신 힙합 스타일의 신곡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싸이 신곡은 SNS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에는 한국식 음주(飮酒)와 숙취(宿醉) 해소에 관련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실내 포장마차에서 싸이와 스눕독이 러브샷을 하고 식당에서 질펀하게 ‘폭탄주’를 마시고, 여인들과 즉석만남을 갖고, 편의점과 사우나에서 해장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이들은 한국의 음주문화를 즐기며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숙취해소 음료로 해장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싸이는 한국식 폭탄주를 즐기는 애주가에게 이른바 ‘디슬이’로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시를 섞어 마셨고 숙취해소음료로 CJ의 ‘헛개 컨디션’을 선택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12개 동물 ‘띠’ 십이간지(十二干支) 중에서 ‘술(戌)’에 해당하는 동물이 바로 ‘개’이며, 또 술(戌)시는 저녁 7시에서 9시에 해당하므로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시간이다. “술 취하면 개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과음하면 술이 술을 마시고 그리고 술이 사람을 마셔 언행(言行)에 실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들어온 알콜은 알콜탈수소효소(ADH)애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술을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두통이 일어나는 것은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 생긴다. 누구나 과음한 다음날 숙취를 경험한다.

숙취는 대개 음주 후 6~8시간이 지난 뒤에 두통, 수면장애, 심계항진, 구토, 설사, 불안,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급성 알코올 독성에 의해 일시적 기억상실(blackout)이 나타날 수 있다.

숙취해소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으로 인삼, 콩나물, 조개, 꿀, 달걀 등을 꼽는다. 음주 전후에 당분을 적절히 섭취하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즉 당분은 몸 안에서 포도당으로 변해 알코올을 해독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숙취 해소에 칡뿌리인 갈근(葛根)을 많이 사용한다.

알콜은 위장 운동을 방해하며 위 점막을 손상시켜 속 쓰림과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악화시키며 두통, 구토 등 불쾌감을 동반한다. 과도한 음주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식도염(食道炎)을 일으킬 수 있다.

알콜성 간질환(Alcholic Liver Disease)이란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간(脂肪肝), 간염(肝炎), 간경화(肝硬化), 간부전(肝不全) 등 다양한 간질환(肝疾患)을 의미한다.

과도한 음주량의 기준은 성별, 개인별, 유전적 특성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알콜을 하루 80g 이상 매일 10년 이상 섭취하는 경우 알콜성 간염이나 간경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기는 음주량(알콜)은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40g, 여성은 20g 이하이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알콜 섭취량으로도 알콜성 간질환으로 이행될 수 있다. 특히 태아의 건강과 출산으로 직결되는 임신부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신부는 음주에 관대하여, 제일병원 산부인과가 2012년 임신부 3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 중 알코올에 1회 이상 노출된 경험이 있는 임신부가 41.7%에 달했다.

음주 경험자 중 상당수는 임신 초기에 임신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음주를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회 5잔 이상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로 26.5%에 달했다. 임신부가 술을 마시면 태아 지능저하, 성장장애, 얼굴기형이 유발되는 태아알콜증후군(FAS), 향후 학습 장애나 문제를 일으키는 태아알콜스텍트럼장애(FASD)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알콜성 지방간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간이 정상보다 큰 경우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알콜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부진, 황달 등이 나타나며, 약 30%에서는 복수(腹水)가 동반되기도 한다. 알콜성 간경변은 복수, 식도정맥류의 출혈, 간성혼수 등이 나타난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AST, ALT 등 간기능(肝機能) 검사를 한다. 또한 초음파검사로 간의 모양과 크기를 확인한다.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로 정확하게 진단되지 않을 경우 간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알콜성 지방간인 경우 금주(禁酒)를 하면 4~6주 후에 간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알콜성 간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알콜 섭취 기간과 양이다. 만성적인 음주로 인해 영양 결핍상태가 지속되면 치매(癡?), 신경장애에 의한 이상 감각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콜성 간질환 환자는 균형잡힌 식사를 하여야 하며, 식욕이 없으면 식사를 소량씩 자주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간성혼수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여야 하며, 복수과 부종이 있는 경우는 저염식(低鹽食)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누구나 쉽게 술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인 인구의 약 70%가 음주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문제 음주자의 비율이 남자는 25.5%, 여자는 8.7% 정도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회식(會食)의 유형은 ‘술자리’라는 응답이 81.9%로 나타났다. 술자리는 대부분 1차로 끝나지 않고 2차, 3차 등 새벽까지 이어여 과음을 부르게 된다. 술자리가 ‘뱃살’ 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술과 함께 먹는 기름진 안주 때문이다.

잦은 술자리는 위장, 간 등 소화기관은 물론이고 뇌, 심장, 관절, 비뇨기계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음주가 인체 건강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절주(節酒)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면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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