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북-일, 북-미수교 머잖은데 박근혜 정부는 뭐하나?

세계는 돌고 있다!

1972년 미국은 중국과 수교했다 앞서 1969년 ‘진보도 중소분쟁’에서 중국은 소련에 일패도지(一敗塗地)했다. 모택동은 중국이 도저히 소련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과 수교한 것은 이 위기를 돌파하려는 책략이었다. 월남에서 탈출을 모색하던 미국이 손을 잡았다. 1978년 등소평에 의해 중국이 개혁 개방되자 동남아 화교자본이 몰려 들어왔다. 화교들은 5천억 달러를 쏟아 부었고 이것이 중국 경제개혁 종자돈(seed money)이 되었다. 중국이 오늘날 G-2를 운위할 정도로 발전한 것은 이 종자돈이 결정적이었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협정의 타결과 월남파병에서 들어온 돈으로 경제개발의 물꼬를 텄던 것과 같다.

전학삼(錢學三)을 비롯하여 미국에서 연구하던 핵과 미사일 관련 고급인력이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미국에서 2류 시민이던 중국계 과학자들이 중국 과학기술 기반(infrastructure)이 되었다. 중국이 우주왕복선 신주(神舟)를 날리는 경천동지(驚天動地)는 이들 고급인력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북한이 5.24 조치로 아사(餓死)되어 간다? 실제는 엉뚱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돈이 북한경제를 돌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영상물들이 북한 권력층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보위부와 안전부의 고위층 자제들이 복사본을 빼내서 돌려보고 장마당에서 돈을 번다. 주체사상? 천만에! 지금 북한을 움직이는 것은 돈이다. 왕이 시진핑의 방한준비를 하고 돌아갔다. 중국이 북한 핵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언명(commitment)은 녹음기에 걸어둔 레코드처럼 언제나 똑같다. 그러나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제한되어 있다. 설사 당과 정부차원에서 북한을 쥐려 하여도 민간부문에서 돌아가는 돈까지 막을 수는 없다. 북한의 광산과 임야를 선점하려는 부동산업자들의 광풍은 막을 수도 없고 막을 필요도 없다. 중국이 한반도를 먹어버리겠다는 욕심은 유사 이래 여일(如一)하다. 이제는 남과 북의 요지를 돈으로 사버리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제주도의 절경(絶景)이 하루가 다르게 중국인에게 넘어가고 있다.

북일 접근, 북미수교의 전초전?

일본과 북한이 수교한다? 납치자 문제 협의를 구실로 일본과 북한은 이미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미국도 북일 협의를 지지한다고 하였다. 북핵문제의 진전을 봐가며 북일수교를 진전해야 된다고 교과서적(?) 조건을 달기는 하였으나, 실은 북미수교의 정지작업을 일본에 주문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이 중국의 앞마당이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미국도 일본과 똑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진전은 우리로서 제어하기도 힘들고, 제어할 필요도 없다. 대북정책은 대전략으로서 통일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구상·추진되어야 한다. 급변사태에 이은 흡수통일은 한반도가 열강의 도가니가 될 뿐,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의 변화에 바탕을 둔 남북의 기능적 수렴을 통한 합의통일이 되어야 한다.

북일수교, 북미수교는 궁극적으로 북한 변화에 디딤돌이 되고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삼국통일의 기반을 쌓은 선덕여왕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언제고 비탄에 머무를 여유가 없다. 세계는 우리와 상관없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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