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수교 50년③한반도통일] 한국입장 존중하되 북일관계 개선 병행

2014년 10월, 평양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관련 회담이 열린 가운데 서대하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이히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오른쪽)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4년 10월, 평양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관련 회담이 열린 가운데 서대하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이히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오른쪽)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사진=AP/뉴시스>

[아시아엔=히라이와 슌지 간사이가쿠인대 교수]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이 한반도의 대립구조는 한국과 북한의 대립과 국제적 대립이 중층적으로 얽혀있다. 이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 과정에서 형성됐다. 특히 당초 북한에 의해 ‘민족해방전쟁’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이 유엔의 개입과 중국의 참전으로 ‘국제내전’으로 전개되면서 그러한 중충적 대립구조가 심화됐다.

남북통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내 대립과 국제적 대립이 모두 해소돼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대립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북한핵, 미사일, 납치문제 등 북한이 일으킨 제반문제는 한일양국의 안보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양국은 이러한 문제에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협력해 왔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한일양국간 정책의 엇박자와 함께 국익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북정책의 경우 구조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북한문제에선 핵, 미사일을 비롯한 정치군사적인 문제와, 식량 및 경제문제 그리고 북한의 체제유지와 관련한 문제의 두가지로 분류된다. 일본은 핵과 미사일, 납치 등에 우선순위를 두는 반면 한국은 북한의 경제 및 체제유지 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한일양국의 입장차로 인해 엇박자가 계속 되고 있다. 그러면 북한문제를 한일양국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우선 북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를 전제로 북한정세에 대한 이미지를 함께 그려나갈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북일협상 등 한국과 일본이 북한과 개별접촉하여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정보를 정세분석을 함께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양국이 당면한 북한문제로는 핵문제, 미사일문제, 그리고 납치 및 납북문제를 들 수 있다. 보다 중장기 사안으로는 북한의 체제유지와 남북통일 문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문제에 대한 우선순위를 한일양국이 공유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쌍방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상대가 지향하는 바를 수용한다면 한일양국의 정책적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보공유를 통한 양국의 정책 우선순위를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외무성은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이유로 다음 3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납치, 핵, 미사일과 같은 북일양국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둘째로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는 것 즉 전후처리 문제다. 셋째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일본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과 직결돼 있다. 이를 전제로 2002년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당시 채택된 북일평양선언에 입각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지향한다는 것이 일본의 기본방침이다. 일본정부로서는 납치, 핵, 미사일의 포괄적 해결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북일평양선언의 내용은 2005년 10월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도 확인됐다. 즉 북일평양선언은 북일양자 간의 합의인 동시에 국제적 합의이기도 하다.

마주보고 앉아있는 한일대표단. 한반도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한일 양국은 정보를 공유하고 양국의 우선순위를 조율해 나가야 한다.

마주보고 앉아있는 한일대표단. 한반도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한일 양국은 정보를 공유하고 양국의 우선순위를 조율해 나가야 한다.<사진=뉴시스>

실제로는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는 국제협력 체제 안에서 해결을 지향하고 납치문제는 일본과 북한의 양자간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의 구체적 특징은 다음의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둘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때 당사자인 한국의 의사를 존중한다. 셋째,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 촉진한다. 그리고 넷째, 첫째부터 셋째까지의 조건을 전제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한다. 즉 한국과의 관계를 희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북한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압력’ 두가지를 현명하게 나누어 사용해 북한의 자세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복잡한 국제관계 탓에 보조를 맞추지 못한 채 특정국가가 단독으로 ‘대화’와 ‘압력’을 통해 북한과 마주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화노선’을 채택하든 ‘압력노선’을 채택하든 전제는 국제협력이다. 그 시도 중 하나가 6자회담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시도가 반드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은 않다. 따라서 6자회담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한미일 3국의 협력관계를 잘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미일 3국의 협력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미일 3국이 협력할 때 중요한 것은 한국이 한반도문제의 중심적인 당사자라는 점을 미일양국이 이해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북한문제는 문제의 성격상 모두 다자간 협의를 통해 처리될 수 없으며 또한 북한 스스로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협상상대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북미, 북일협상 등이 독립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밖의 다자간 협의에서도 북한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배제하려는 경우도 있다. 한미일 3국이 확실하게 의사소통을 확보할 수 있는 협의의 장,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과 장치를 마련한다면 설사 한국이 참가하지 못해도 협의자체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는 없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통일문제에서 일본의 역할을 다시 정리해보면 당사자인 한국의 입장을 우선시하고 국제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당사자로서의 입장이 존재한다.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일본이 평화적 프로세스를 바라고 있음은 분명하나 통일에 이르는 프로세스의 양상은 향후 전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물론 한반도 통일이 실현되더라도 한반도 내부가 안정된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며 아시아의 질서재편이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길고도 복잡한 프로세스가 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그때 각각의 국면에서 일본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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