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휘락 북핵 특별기고①] “美 B-52는 시위 후 복귀하고 한국은 총선에만 매달릴 것”
중국 환상 버리고 한미일 안보공조 강화해야
북 핵실험 단 5일만에 우리는 그날을 잊었다
지난 7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나왔다. ‘믿었던’ 중국정부는 동문서답하고 있고, 국내 정치권은 4월 총선의 이해득실 계산에 올인하고 있다. 국민대 박휘락 정치대학원장이 <아시아엔>에 최근 북한 핵실험과 한국 정치권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의견을 보내왔다. <아시아엔>은 4차례에 걸쳐 박휘락 교수의 글을 ‘특별기고’ 형식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아시아엔=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역시 예상하고 우려하던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며칠이 지나자 벌써 국민들과 언론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우리가 취한 대응책은 확성기 방송재개에 그치고 있고, 미국이 전개하고 있는 B-52를 비롯한 전력은 단기간 시위한 후 되돌아갈 것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안은 합의도 쉽지 않겠지만, 효력 자체도 의심되는 내용들이다.
몇 주가 지나면 모든 것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북한은 수소폭탄을 보유한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까지와 같이 분열과 반목 속에서 국정보다는 선거에만 매달릴 것이다. 2013년 2월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전개되었던 사태와 조금의 차이도 없이 모든 것들이 해이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점점 강화되어 갈 것이다. 제3차 핵실험 이후에도 북한은 “1호 전투근무태세” “강력한 핵 선제 타격” ”핵전쟁 터지면 청와대 안전하겠나“ 등으로 협박한 적이 있다. 이제 북한은 원자탄과 증폭핵분열탄을 보유한 것으로 대부분 평가하고 있고, 멀지 않은 미래에 진짜 수소폭탄을 개발할 것이다. 과연 우리가 이렇게 빨리 잊고 일상으로 되돌아와도 되는 것인가?
생업에 바쁜 국민들은 직시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겠지만, 현 상황은 너무나 심각하다. 북한은 현재 2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2020년에는 100개까지 증대시킬 수 있다. 거기에는 수소폭탄도 포함될 것이다. 북한은 1000기 이상이나 되는 미사일에 탑재하여 언제라도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이로부터 국민을 충분히 방어할 능력을 우리는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가 폭발하면 폭풍(blast), 열(heat), 방사선(radiation)의 형태로 에너지를 발산하여 대규모 인명을 살상하고 시설을 파괴한다. 이 중에서 폭풍과 열은 원점 근처에서만 작용하지만,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는 먼지인 낙진(落塵, fallout)은 바람을 따라 넓게 이동하면서 피해를 준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에는 약 16kt, 나가사키에는 약 20kt 위력의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는데, 그 결과 히로시마에서는 9만~16만 6000명, 나가사키에서는 6만~7만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피폭자 수는 70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에 핵무기가 투하되었을 경우의 피해에 대해서도 모의해본 결과가 있다. 미 국방부가 1990년대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와 같은 동일한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에서는 일본 피해의 6~10배 정도로 많은 사상자가 예상된다. 국내에서 모의분석한 자료에서도 “통상적인 기상조건 하에서 서울을 대상으로 20kt급 핵무기가 지면폭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24시간 이내 90만 명이 사망하고, 136만 명이 부상하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낙진 등으로 사망자가 증가한다. 100kt의 경우 인구의 절반인 580만 명이 사망하거나 다친다”고 한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하게 되면 기존 원자탄보다 수백배의 위력을 가질 것이고, 사상자도 급격히 커질 것이다.
상상해보자.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그에 대하여 미국이 응징보복으로 북한을 공격하게 되는 상황을. 그렇게 되면 한민족의 대부분이 죽거나 부상하게 되고, 도시는 붕괴될 것이며, 좁은 한반도는 불모의 지대로 변할 것이다. 우리 민족이 공멸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가 조용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위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도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