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휘락 북핵 특별기고②] ‘6자회담 통한 비핵화’는 탁상공론일 뿐···북핵 현실 인정해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방안 논의를 위해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방안 논의를 위해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아엔=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한국의 외교관이나 학자들 상당수는 입버릇처럼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를 말하지만, 우리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 북한은 절대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현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는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우리의 생존과 우리 민족의 영속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이해한 바탕 위에서 생존과 영속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과 비용도 감당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와 자유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처칠이 요구했던 것처럼 “피, 땀, 눈물”을 각오해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이나 국제사회에 의존하는 생각부터 벗어나자. 제3자의 입장에서 게임을 관망하는 것처럼 북한핵에 대한 주변국들의 정책을 추정하거나 그들에게 해결책을 요구하지 말자. 북한핵은 우리 문제이고, 따라서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협조하면 좋지만 협조하지 않더라도 우리 스스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위협을 과소평가하도록 하고, 탄도미사일방어와 같은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지체시키며, 한미동맹을 약화시켜온 일부 지식인들은 반성해야 한다. 언론도 인기영합주의에서 벗어나 핵위협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고,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요청해야한다.

핵무장론과 같은 단방약(單方藥)을 찾고자 하는 무책임한 사고에서 벗어나자. 북한이 근 반세기를 걸쳐서 노력해온 것을 한 수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우리가 핵무장을 한다고 하여 민족의 영속이 보장되기는커녕 오히려 한반도에서 핵전쟁 가능성만 높아진다.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도 북한이 공멸을 각오하면서 공격해버리면 민족은 공멸한다. 실제로 우리는 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을 갖고 있지 않아 핵무기 개발이 불가능하고, 핵무장 주장으로 인하여 다수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면서도 원료의 농축과 재처리 권한마저 확보하지 못하였다. 핵무장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하느라 북핵 해결을 위한 다른 다양한 방안들을 위한 논의나 구현만 지체될 수 있다.

현실에 기초한 남북관계는 ‘핵 대비’

우리는 지금까지 현실보다는 희망에 입각하여 남북관계를 추진해왔다. 북한의 핵개발을 애써 보지 않으려 했고, 남북한이 통일되어 하나가 되는 것만 상상하였다. “전쟁대비” “유비무환”보다는 “평화”와 “통일”만 강조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평화와 통일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핵무기를 제외한 군사력만을 기준으로 남북한 비교를 한다. 하지만 핵무기는 엄연히 무기이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되었다. 미국이 진주만 기습 후 4년 동안 노력해도 못 받아 낸 일본의 항복을 핵무기 2발이 받아낼 정도로 핵무기는 위력적인 무기이다. 핵무기 개발로 북한이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한국은 군사적 열세 상황에서 북한과 어떤 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야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대결 위주로 나가는 것은 당연히 위험하고, 그렇다고 하여 무조건 굴복할 수도 없다. 한편으로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한다. 강경한 의지보다는 융통성과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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