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230개 강 교차하는 ‘강변국가’

방글라데시의 한 동네 어시장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Country in Focus]?1억5000만 인구 거대시장…브릭스 뒤이을 ‘넥스트 11’ 평가

방글라데시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의류공장 화재, 홍수, 가난, 인구과잉 등을 말한다. 과연 그 뿐일까. 2005년 골드만삭스가 브릭스(BRICS)를 이을 ‘넥스트 11’의 하나로 방글라데시를 지목한 사실을 아는가. 골드만삭스는 2012년 중간점검에서 방글라데시에 대해 ‘매우 양호’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6월 런던에서 열린 파이낸스 아시아(Finance Asia) 투자 서밋에서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가 넥스트 11에 걸맞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스 아시아 보고서는 “1억5000만 인구를 보유한 방글라데시는 금융위기와 각종 재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간 꾸준히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더 이상 원조 수혜국이 아니라 세계 각국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순다르반의 망그로브 나무들?<사진=Mufizul Islam>
방글라데시 국가 과일 잭푸르츠(Jackfruit)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History·Politics
1971년 파키스탄에서 독립

방글라데시 국경선은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던 시기 확립됐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신생국 파키스탄의 동부지역에 속해 있었다. 권력이 서부지역에 집중되고 언어·종교·경제 차별이 심화되면서 1971년 독립전쟁이 일어났다. 그 결과 동부지역이 분리돼, 독립국가 방글라데시가 건국했다. 9개월 간 독립전쟁으로 3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됐다.

1971년 12월16일 승리를 기점으로 방글라데시는 독립 주권을 지닌 국가로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큰 정당인 아와미 연맹의 무지부르 라만(Sheikh Mujibur Rahman) 총재는 독립전쟁 당시 수감 중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 라만은 초대 대통령이 됐고, 내각책임제가 채택된 뒤 총리로 선출됐다. 국민들은 방글라데시를 위해 타협하지 않았던 그를 기려 ‘방가반드(Bangabandhu, 벵골의 친구)’라는 애칭을 지어줬다. 헌법에 라만은 ‘건국의 아버지’로 명시돼 있다.

무지부르 라만은 3년 반 동안 국가 재건을 위해 힘썼고,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주권국으로 인정하게 된다. 또 유엔 등 국제기구 회원국이 됐다. 그러나 1975년 8월15일 라만은 일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암살당한다. 그에게 불만을 품은 군인들이 주범이었다. 방글라데시는 1991년 총선을 거쳐 의회민주주의가 복구될 때까지 군부가 통치했다. 지난 22년간 의회민주주의는 방글라데시의 정치제도였고, 현재 아와미 연맹 총재이자 무지부르 라만의 딸인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총리가 나라를 이끌고 있다. 10대 총선이 1월5일 치러진다.

새해 행사에 참여한 부녀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다카에서 열리고 있는 벵골인들의 새해 행사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Economy
인구 80% 농업에 종사

방글라데시는 공업부문이 확장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농경국가다. 인구의 80%가 직간접적으로 농업에 연관돼 있다. 양곡생산, 특히 쌀은 지난 몇 년간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늘었다. 최근 2년 간 총 양곡 생산량은 3750만 톤으로 나라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양이다. 현재 방글라데시는 식량자급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섬유산업, 특히 의류산업은 공업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방글라데시에는 5000여 개의 의류공장이 있는데, 공장에 고용된 400만 명 중 대부분이 여성이다. 의류산업은 국가 수출에서 80%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황마, 비료, 제약, 가죽, 차, 냉동식품, 조선과 그밖에 다른 산업들이 방글라데시 공업을 지탱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1044달러에 도달했다. 외환보유고도 증가해 안전 수준인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8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150여 개국에 나가 일하고 있으며, 그들의 송금은 외환보유고 비축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GDP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6.3%다. 방글라데시는 11개 신흥국 중 하나로 분류된다. 2010년 유엔 보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성차별, 보편적 교육권, 여성인권 신장, 인구성장률 감소, 식량생산, 보건, 재생가능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냈다. 독립 이후, 빈곤율은 현저히 감소했고 1인당 소득은 1975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카와 치타공 같은 주요도시들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물이 풍부한 방글라데시는 홍수도 자주 일어난다. 사진은 보트 여행을 즐기는 주민들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Environment
강은 주요 자원이자 재난 요인이기도

환경과 기후문제는 주요 현안이다. 지리적 특성상 해안지역은 매년 태풍 피해를 입는다. 그러나 피해예방 대책이 발전해 사상자와 사회적 손실은 크게 줄어들었다. 방글라데시는 230개 크고 작은 강이 십자로 교차하는 ‘강변국가’다.

강은 농사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제공하고 주요 교통로인 수로가 된다. 강은 방글라데시의 축복이다. 그러나 벵골 만을 관통하는 히말라야 지역 급류는 때때로 홍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글로벌 기후변화도 위협요소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해안지역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길지 모른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12월16일 파키스탄에서 독립했다. 사진은 다카의 독립전쟁희생자 기념비 <사진=Mohammad Mujibur Rahman>

Foreign Policy
인도, 파키스탄 등과 분쟁 해소 과제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창립회원국이며 유엔 평화유지군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방글라데시는 또한 이슬람 8개국 경제협력기구(D8)와 벵골만포괄협력체(BIMSTEC) 창립 멤버다. 이밖에도 영연방국가연합, 이슬람 회의기구, 비동맹운동 회원국으로 활동 중이다.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등 주변국 양자외교에서는 해결할 부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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