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칼럼] 자동차 전용극장의 어제와 오늘

원조(元祖)국가는? 자동차 관련 문화니까 당연히 미국이다.
1933년 6월 6일 New Jersey주 Camden에 처음 등장했다. 80년 전 1933년 최초 영업, 25센트 내고 들어갔다. 가족이 영화 보러 놀러가는 가는 곳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자손녀가 함께 구경하러 갔다. 공원으로 피크닉 가듯, 야외로 놀러 가듯 그런 기분으로 갔다. 경쾌하고 즐거운 나들이였다.

당시에는 차가 아주 컸다. 널찍해서 흡사 방안 같은 차(roomy car)다. 기름값은 또 얼마나 쌌던가! 먹고 마시며 영화를 봤다. 자동차와 영화가 믹스된 즐길거리(entertainment)였다. 아메리칸 드림과도 맞아 떨어졌다. 아메리칸 드림의 하나였다. 세계로 퍼져 나갔다. 1950~60년대에는 몬트리올에도, 로마에도, 아테네에도 있었다. 어디 가나 있었다. 미국문화라 해서 유행 탔다.

1950년대 부모들 취미는 집 소파에 콕 박혀 TV 보기였다. 자동차 영화관은 청소년 놀이터로 변모해 갔다. 청소년 차지가 되면서 틴에이저는 차를 타고 대거 몰려들었다. 어른들의 간섭-감시의 눈길에서 벗어나기 안성맞춤이었다. 영화는 뒷전이었다. 어둠 속에서 담배 피고 술 마셨다. 서로 껴안고 키스했다.?1960년대의 성인이 오지 않는 이런 청소년 문화가 폐업으로 몰고 갔다. 문 닫는 곳이 늘어갔다.

땅값과 기름값 올라 폐업 가속은 가속화하고 1970년대에는 땅값이 치솟았다. 재개발업자들이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그 넓은 땅에 눈독 들였다. 하나 둘 팔려 나갔다. 1980년대에는 Cable TV마저 급속하게 보급됐다. 집 안에 편히 앉아 영화를 보는(movies at home) 시대가 되어 버렸다. 누가 거길 가겠나. 설상가상 기름값 폭등! 차도 작아졌다. 오래 앉아 있기가 불편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사회에서 자동차 영화관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 무렵 서쪽세계에서의 이 쇠퇴문화가 동쪽으로 수입됐다. 서양문화라 해서 여기저기서 개점! 요즘 찬바람 속에 먼지 날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가 피크였다. 4000개 이상이 영업을 했다. 2012년에는 350개로 줄었다.? 2000년 이후에는 30개가 재단장하고 다시 문 열었다. 35개가 신규 오픈했다. 그래도 감소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drive-in theater 협회는 미국 영화배급 협회로부터 35mm 필름 공급을 곧 중단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영업을 계속하려면 시설을 디지털화 해야 한다. 영화관당 8만 달러가 든다고 한다. 폐업이냐, 시설개선이냐 기로에 서 있다. 영화관에서는 한 편에 8달러 내고 표 산다. drive-in에서는 2편에 9달러. 보면서 마시고 먹는 모습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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