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ISO26000 도입과 ‘고함20’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가 커피업계 최초로 사회책임 경영의 국제표준인 ISO26000(사회책임에 관한 지침)을 공식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기존의 사회공헌 및 투명경영 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20일 서울 소공동 본사 교육장에서 부서별 ISO 담당 간사와 전국 지역별 책임자 등 70여명이 모여 ISO26000 선포식을 가졌다. 스타벅스는 이번 ISO26000 선포식을 통해 △투명경영 △고객행복 △지역사회 △동반성장 △인간중심 △친환경 △커피원산지 등 7가지 항목에 대한 목표를 설정해 이에 대한 실적을 매년 공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이석구 대표이사는 “ISO26000의 본격적인 출범을 통해 양적인 성장을 넘어서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해 나가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밝혔다. 스타벅스가 국내 커피업계 최초로 ISO26000 국제표준을 도입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앞으로 사회책임 경영을 통해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함께 환경 및 사회적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사회책임 경영을 ‘시스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고경영자가 방향을 정하고 대내외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은 큰 걸음을 떼었다는 의미일 뿐이며, 그것으로 완성은 아니다. 그것이 완성되는 것은 ‘과정’과 ‘내용’을 통해서다. 사회책임 경영이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벅스의 여러 자료와 사이트를 둘러 봐도 ‘사회책임경영방침’이나 이를 대체할 만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데, ISO26000을 도입했다고 하면 유사 ISO표준들처럼 이와 관련한 ‘정책’은 널리 공표하는 게 바람직하다.
둘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돕기 위하여 국제표준의 항목을 최대한 반영할 필요가 있다. ISO26000의 7대 주제는 1)거버넌스(지배구조) 2)인권 3)노동 4)환경 5)소비자 6)공정운영관행 7)지역사회참여발전으로 구성되는데, 스타벅스가 향후 과제로 제시한 항목은 앞서 본 것처럼 투명경영, 고객행복 등으로 설정되어 있어 국내외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및 ‘사회보고’ 과정에서 불필요한 혼동과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셋째, 지속적인 개선(Continual Improvement)으로 꾸준히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ISO국제표준들은 다소 이상적인(ideal) 요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해당 조직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100% 완벽한 조직은 없다. 그래서 ISO국제표준에서는 ‘완벽성’보다 ‘지속적인 개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의 여러 가지 한계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한 단계씩 개선해 나간다면 그것이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래 글은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는 ‘고함20’ (www.goham20.com)이라는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스타벅스에 관한 글의 일부다.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진지하게 경청해 보는 것도 한 차원 높은 새로운 경영의 화두(話頭)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 특성에 맞게 커피 원산지 보호, 커피 농가 지원 활동 등의 윤리적 원두 구매를 실천하고 있으며, 친환경 매장 설계, 일회용 컵 없는 매장 등 환경 보호 활동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 결손가정 어린이 지원, 문화재지키기 캠페인, 푸드뱅크 기부캠페인 등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 활동도 매우 풍부하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정작 내부 직원(노동자)들과 소비자에게는 인색하다.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의 시급은 2012년 기준 4700원으로 최저시급 4560원보다 단 140원 많은 수준이다. 또한 스타벅스는 CSR 수행 과정에서 직원 내부에서 자발적 급여 공제 캠페인을 벌이고 자원봉사에 직원들을 동원하고 있다. 2012년 2/4분기 스타벅스 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시간은 총 7710시간, 기부액은 2000만원을 상회한다. 소비자들 역시 계속해서 오르는 커피 가격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5월 스타벅스코리아는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 등 32종의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드러난 스타벅스의 2011년 매출액은 2981억, 영업이익은 224억이었다.”
기업이나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ISO2000은 각 조직과 그 책임자들이 해당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규명하고 이들과 소통할 것을 강조한다. 동시에 이 국제표준은 해당 조직의 이해관계자 규명과 소통이, 비록 최선을 다했다손 쳐도, 틀릴 수도 있음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듯 깨어 있는 20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응답(responsive)하고, 소통(communication)하는 것이 바로 사회책임 경영의 근본(fundamental)임을 ISO26000 국제표준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