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동아시아 방사능 비상, 한국인만 태평

40돌 ‘환경의 날’ 맞아 시민참여형 방사능 수치 공유 움직임 본격화

중국-일본 원전벨트에 갇힌 한국…SR코리아 방사능 앱 무료로 제공

지난 1972년 제27차 UN총회에서 UN인간환경회의 개최일인 6월5일을 ‘환경의 날’로 정한지 꼭 40주년. 2012년 동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올해 맞는 ‘환경의 날’이 유독 착잡하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지 1년 3개월이 지난 6월 초 현재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직접 피해 지역의 3분의 1에 이르는 약 92km² 지역에 대한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아예 포기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륙 동해안쪽에 무려 16개 지역에서 원전을 운영한다. 이미 가동하고 있는 13기의 원전을 비롯해 18기를 짓고 있고, 추가로 짓기로 허가 난 원전만 무려 14기에 이른다.


일본인들이 생선을 식탁에서 치운지는 꽤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동아시아에 퍼진 방사능의 농도나 유해성 등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다.

정부만 바라볼 수 없다고 느낀 한국인들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오랜 기간 사무처장으로 일했던 SR코리아 황상규 대표가 대표적인 인물. 그는 5일 ‘환경의 날’을 앞두고 중국 상하이 인근의 원전을 방문해 방사능 수치를 측정했다.

이어 석가탄신일 연휴였던 5월25일 급히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갔다. 동경과 원전 폭발사고 현장인 후쿠시마 현 등을 잇따라 방문, 위험을 무릅쓰고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 뒤 귀국했다.

일본 도쿄의 지하철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일 피폭 허용치를 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방사능계측장비를 비롯해 각국에서 만든 측정 장비를 여러 개 갖고 갔다. 워낙 원전이 많아 소비자용 방사능 계측 장비가 많은 일본 현지에서도 몇 개 더 구입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측정값의 객관성을 입증하려면 계측장비마다 가질 수 있는 오차를 감안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휴를 추진해왔던 ‘방사능안전지킴이(RadMap)’라는 이름의 아이폰용 앱 제조사와 귀국과 동시에 전격 제휴를 맺었다. 우선 한국 국민들에게 지역별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능하다면 중국어판 앱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황상규 SR코리아 대표는 “독일과 일본에서 잇따라 원전이 폐쇄되고 있지만 원전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일본에 둘러싸인 한국은 여전히 원자력 발전과 방사능의 실질적 잠재적 위험이 제대로 인식,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해산물에 포함된 방사능 수치에 대한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시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올바른 정책대안을 촉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방사능 안전지킴이’ 앱이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직접 측정한 수치 공유하는 방사능 SNS 시대 개막

SR코리아는 미국 및 우크라이나에서 제작·판매되는 방사능 계측장비를 활용, 실시간 측정된 지역별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 모바일 환경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민 참여형 방사능안전지킴이 앱(app)’을 6월5일 ‘환경의 날’ 0시를 기해 전격 무료로 보급한다.

‘시민 참여형 SR코리아는 방사능안전지킴이 앱(app)’을 6월5일 ‘환경의 날’ 0시를 기해 전격 무료로 보급한다.

방사능 수치를 수시로 계측, 모바일 환경에서 공유하는 방식의 ‘방사능안전지킴이’ 앱은 방사능 안전 분야의 새로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사능 계측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보 생산자가 되고 일반 시민들이 정보 수요자가 되는 구조다.

방사능 계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 방사능 수치를 계측, 이렇게 수집된 수치를 구글 지도에 시간당 마이크로 시버트(μSv/h) 단위로 표시해주는 모바일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 1500개 지점의 방사능 수치를 제공 중인데, 조만간 2000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방사능안전지킴이’ 혹은 ‘RadMap’으로 검색하면 다운로드받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방사능 계측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계측 결과를 입력한 뒤 +탭을 눌러 몇 번의 클릭만으로 구글 지도의 위치정보와 방사능 수치를 결합시킬 수 있다. 다만 수치를 올릴 때는 측정 값의 신뢰성을 위해 반드시 계측기 수치를 촬영한 인증 사진을 함께 첨부해야 한다. 이 사진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공유하면 전국의 지역별 방사능 수치가 삽시간에 공유될 수도 있다.

이 앱은 1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능이 바람과 해류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수산물 오염 문제가 본격 대두됐던 시기, 한국 인하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두영 학생이 기획 개발했던 ‘실시간방사능확인’ 어플을 기반으로 쌍방향 참여 기능을 보강해 만들어졌다.

당시 어플은 공개(Open) API 기술을 적용해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IERNET)과 일본문부과학성 원자력안전에서 제공해주는 실시간 방사선량을 구글 지도를 통해서 표시해주는 방식만을 사용했는데도 누적 다운로드 수가 무려 30만 건에 이르렀다.

이번에 무료로 제공되는 ‘방사능안전지킴이’는 지속가능성 자문그룹인 SR코리아의 환경 분야의 전문성을 기초로 잠재적 방사능 피해자인 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이 만들어졌다.

SR코리아는 특정지역의 시민들이 좀 더 많은 지점의 세밀한 방사능 측정치를 요청할 경우, 일정 인원수가 넘으면 어린이집, 학교 등과 주요 생활시설 주변 등에 대하여 보유한 방사능 계측장비를 활용해 해당 지역의 데이터를 지속 보강, 축적할 계획이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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