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신년화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새해 들어 주요 대기업들의 경영 화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고 있다.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신년하례식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도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특히 강조하여 눈길을 끈다. 경제 위기와 사회 각 분야의 어려움에 맞서면서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작년의 성공을 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자”고 말하면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책임은 더 무겁다”며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은 신년 하례식을 마치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회적 책임이란 항상 따르는 것이죠. 기업을 하는 이상….” 이라며 다시 한번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 ‘국민행복과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강조했고, 신격호 롯데 회장은 “지역상권과의 동반성장 노력을 배가하자”고 했으며, 조양호 한진 회장은 “동행으로 결실을 나누자”고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국민에게 지탄받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렇듯 대기업 총수들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시대에 어느 한 기업이 성공적으로 경영을 펼치기 위해서는 건강한 기업생태계가 필수적이다. 기업경영 방식도 주주중심의 경영에서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경영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 각 분야의 균형 발전 없이는 국가경영은 물론,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경영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때여서 대기업 총수들의 이 같은 신년사는 더욱 의미가 있다.
대기업을 둘러싼 협력업체와 임직원, 소비자, 환경과 지역사회를 두루 살피며 소통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윤리적이고, 공정한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ISO26000)의 관점에서 볼 때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과 ‘사회책임’을 혼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돈’으로 기부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사회책임을 다한 것으로 오해하는데, 기업의 사회에 대한 책임의 1단계는 ‘법규준수’다. 다음으로 윤리적 행동 등 사회책임을 이행해야 하는데, 이를 2단계의 사회책임으로 볼 수 있다. 사회공헌 활동은 법규준수와 사회책임 단계를 완수한 후 고려해 볼 수 있는, 그리고 하면 더욱 좋은 일로서 이를 3단계로 볼 수 있다.
2013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민주화 담론과 상생경영, 공생발전, 동반성장의 목소리가 높은 이 때,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강조하고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선언이 말로만 끝나지 않고, 사회 각 분야와 소통하면서 우리 사회에 유익한 선순환 요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기업 회장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SR) 좀 활성화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