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지는 것들 앞두고’
피는 꽃 앞에서 설레었듯이
지는 꽃 앞두고 두 손 모은다
저 해 저물어 눈부신 이 아침이 다시 오듯
속절없음으로 절실한 이 순간
지는 꽃 있어 피는 꽃 눈부시다
너를 보내는 길에서
눈물 지우고 다시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은
피었던 꽃 시들어진 뒤
그리 지는 꽃 속에서
새로 피어나는 꽃을 이제 보는 까닭이다
저 꽃 다시 피어나듯
언젠가 다시 돌아와 더 깊은 눈매로
내 앞에 서 있을 너를
세상에 지는 것들의 눈물겨움이 있어
피는 것들을 이리 눈부시게 한다는 것을
네가 이미 아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