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그리움 바래기

사진 이병철 작가

그늘에선 그리움도 쉬 자라겠지요.
봄비 내린 뒤 돋는 새순처럼
그리움 너무 빨리 자라나
주체할 수 없어 햇볕에 바래려
거리로 나섰습니다.

햇살 눈 부신 거리엔
머리에 노란 송홧가루 뒤집어쓴 사람들이
저마다의 그리움 안고
말없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고
그리워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그리움 바래려다
되돌아오는 길
내 안고 있는 그리움에
노란 송홧가루만 가득 묻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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