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가 있는 풍경] ‘한사랑’…”내가 나비였을 때 당신은 꽃이었지요”
내가 나비였을 때
당신은 꽃이었지요
내가 꽃이었을 때
어느새 당신은 나비가 되었고요
내가 메마른 흙이었을 때
당신은 촉촉한 비되어 오셨습니다
내가 산이었을 때
당신은 그 산을 비추는 고요한 호수였지요
긴 날
먼 길 걸어 지친 다리 끌며 돌아왔을 때
당신은
저문 밤길 밝히는
따스한 등불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언제나
당신은 그렇게 함께 있었지요
철없던 마음이라
여태껏 그것이 당신 사랑임을 몰랐습니다
이 아침
감당할 수 없는 그 사랑 앞에
무릎 꿇습니다
아, 어느 결에 당신은
내 무릎을 받치는 방석이 되어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