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근 칼럼] 성탄절과 선지자 이사야의 외침

이사야 선지자

선지자 이사야는 구약성서에서 이미 신약의 그리스도론을 펼치고 있다. 신약성서는 100개 이상의 구절들을 이사야서에서 인용한다.

사도요한은 증언한다. “이사야가 일렀으되, 그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그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로 하여금 깨닫고 돌이켜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의 영광을 보고 주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요한복음 12:40, 41). 여기의 주는 곧 예수 그리스도다.

사도바울은 로마서에 이렇게 썼다. “이사야가 외치되, 너희 자손들의 수가 비록 바다의 모래 같을지라도 남은 자만 구원을 받으리니 주께서 땅 위에서 그 말씀을 속히 이루시리라 하셨느니라.”(로마서 9:27, 28) 이사야의 ‘남은 자'(The remnant) 사상이 바울에게 전승된 것이다.

​모두 66장으로 구성된 이사야서는 시기와 연대의 차이, 사용된 어휘들과 문체의 다양성 때문에 한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두 세 사람 이상이 기록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한데, 이사야서 전반에 나타난 메시지와 신학사상은 ‘심판, 구원, 회복’이라는 큰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메시야의 탄생과 수난을 예언한 이사야는 또 한편 사회정의와 윤리적 삶의 실천을 외친 ‘예언자전승’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성전제사에는 온갖 정성을 바치면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축복과 형통만을 기원하는 ‘제사장전승’에 대하여 이사야는 그 비윤리적, 비산앙적 삶을 엄히 꾸짖는다.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수송아지나 어린 양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과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이사야 1:13) 제사장전승을 향해 던지는 예언자전승의 무서운 질책이다.

이사야는 삶과 동떨어진 성전예배, 윤리와 정의를 외면한 제도종교는 진정한 신앙의 자리가 아니라고 질책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들의 죄를 깨닫고 불의한 자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회복되어야 한다는 울부짖음을 토해낸다.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너희는 행악을 그치고 선행과 정의를 배우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고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이사야 1:15~17)

예배와 종교의식과 교회 봉사에 매달리는 제사장전승과 거기에 익숙해진 오늘의 우리에게도 이사야는 예언자전승의 매서운 경고를 던진다.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악한 행실을 버리라.”(이사야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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